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조형물 만든다
서울시, 호국보훈 뜻 기려 2026년 완성
광화문부터 국가상징공간 프로젝트 시작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국가상징조형물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국격 대표장소로 선정하고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지 않는 불꽃, 2개의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가 추진 중인 국가상징공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시는 국격을 대표하는 상징적 장소로 광화문광장을 선정하고 해당 조형물을 시작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해외 주요도시에는 국가의 정체성 혹은 국가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대형 조형물이 설치된 경우가 많다.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 프랑스 파리 상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이랜드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 등이다.
시는 이들 도시의 공간과 조형물처럼 역사문화적·시대적 가치를 모두 갖춘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한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전통과 위상이 살아있는 역사적 장소이자 세계인이 모여드는 글로벌 문화예술 중심지이며 소통·자유·호국 등 시민의식이 발현돼왔던 장소로 국가상징공간으로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태극기의 상징성이 국가상징 조형물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은 광화문광장과 태극기의 역사적 연결성 때문이다. 3.1운동, 서울 수복, 1987년 6월 항쟁 등 대한민국 역사의 주요 시기마다 태극기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태극기는 월드컵, 올림픽 등에서 국민을 단합시키는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국가상징물이기도 하다. 이 태극기를 6.25 직후 세계 최빈국에서 현재는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나라로 변모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표현할 대표적 상징물로 판단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이번에 만들어질 조형물은 단순한 국기 게양대가 아니다. 예술성과 첨단기술력이 집약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국가 행사 때는 먼 거리에서도 그 위용을 확인할 수 있는 빛기둥과 미디어 파사드(15m 크기) 등으로 연출될 예정이다.
태극기 게양대 옆에는 두번째 상징물인 ‘꺼지지 않는 불꽃’이 설치된다. 기억과 추모를 상징하는 불을 활용해서 일상에서 호국영령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선대에 대한 고마움과 대한민국의 영속을 기원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국가상징공간 부지 옆 세종로공원(세종문화회관 북측)도 도심속 시민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광화문광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녹지공간으로 조성되며 광장 주변에 부족한 편의시설도 함께 갖춰 특색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다. 야외 숲속 레스토랑, 지상·지하 안내센터, 시민휴게소 등 공간이 마련된다. 국가상징공간은 2026년 2월, 세종로공원은 같은해 11월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이날 제74주년 6.25를 맞아 인천상륙작전과 9.28서울수복에 관여한 참전용사 7명을 초청해 감사를 전하고 보훈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에 호국과 보훈의 뜻을 담은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게 됐다”며 “서울시민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 보훈단체 한 관계자는 “그간 태극기가 일부 세력의 전유물 혹은 특정 진영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전락해 그 가치와 위상이 떨어진 측면이 많다”며 “대형 태극기 조형물 설치가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