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불법 리베이트 119명 수사
경찰 “복지부 의뢰 19건, 인지 13건”
‘집단휴진’ 서울대병원 의사 등 5명도
‘수업거부 강요’ 한양의대생 6명 입건
의협 “교수·학생 탄압 즉시 중단” 요구
경찰이 의료계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 현재까지 의사 82명 등 119명을 수사 중이다. 또 지난 18일 ‘집단휴진’에 참여한 대학병원 등 의사 총 5명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2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복건복지부에서 수사 의뢰한 19건과 자체 첩보로 인지한 13건 등 전국에서 총 32건을 수사 중”이라며 “(입건 대상자는) 119명이고 이 중 의사가 82명, 나머지는 제약사 관계자”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수사를 마쳐 의사 4명과 제약사 관계자 5명 등 9명을 송치했고 13명은 불송치했다”며 “현재 남은 수사 대상자는 의사 77명을 비롯해 97명이며 고려제약 건도 포함돼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고려제약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2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의사 14명과 제약사 관계자 8명 등 22명을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우 본부장은 “앞으로도 리베이트 수수자료라든가 관련 처방내역, 관련자 진술을 통해 추가 입건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약사법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금품수수 행위는 소액이라도 리베이트로 보고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지난 18일 ‘집단 휴진’에 참여한 의사들에 대해서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우 본부장은 “집단휴진과 관련해 의료법상 진료거부 혐의로 복지부에서 지난 18일 수사 의뢰한 대학병원 의사 3명과 일반 시민이 고발한 의사 2명 등 5명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집단휴진 관련해서 추가 고발이 접수되면 즉각 출석을 요구하고 신속·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수사 의뢰한 의사가 소속된 대학병원은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원(분당)이다. 일반 시민이 고발한 의사 2명 중 1명도 서울대병원 소속이며, 다른 1명은 개원의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의뢰 건의 경우 복지부에서 운영하는 피해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고 중 수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3건을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교육부가 지난 4월 말 다른 학생들에게 단체수업 거부를 강요한 혐의로 수사 의뢰한 한양대 의대생들을 수사해 6명을 입건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에도 집단행위 강요가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온 대학 3곳에 대해 수사 의뢰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해당 대학은 충남대, 건양대, 국립경상대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4일 ‘의사 및 의대생 대상 경찰수사 착수 관련 대한의사협회 성명’을 내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협은 성명에서 “윤석열정부는 전공의에 이어 교수, 개원의, 학생까지 건드리는 ‘양아치 짓’과 같은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의료 농단’을 저지하기 위해 정당하게 의사를 표명한 교수들과 우리나라 의료를 책임질 학생들을 국가가 부당하게 탄압하는 행태에 분개하고 경악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특히 “지금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대상은 의사가 아니라 의료 농단의 주범인 보건복지부 공무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복지부는 지난 20일 ‘의제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하자’고 했으면서 서울대 교수 비대위가 휴진 철회 의사를 밝힌 글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또다시 교수·학생들을 협박, 탄압하고 있다”면서 “윤석열정부의 무도함과 무능함에 절망하며 ‘더 이상 이 정부가 나라를 망치지 않게 막으라’는 회원·국민의 염원을 받들어 끝까지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