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재유입·국제학교 밀집 ‘제주 부동산 되살아 나나’
영어마을 인근 구억리 ‘휴온 아델리브’ 분양가 20% 상향 “이례적”
상담·문의 잇따르면서 급매물 사라지고 전세·연세로 전환해 관망세
중국자본이 재유입되면서 제주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지 관심사다. 일부 급매 물건들도 시장에서 사라지고 분양가가 오르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다.
최근 한국은행의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9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올랐다. 특히 1년 후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 전망을 의미하는 주택가격 전망 CSI는 108로, 7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으며, 아파트 매매 거래량까지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도에는 올 들어 중국여행객의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의 관광·휴양시설 투자 이민제도를 통해 지난 2023년 중국인 등 외국인이 콘도 등 관광숙박시설에 39건, 29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2021년 4건, 2020년 14건에 비해 각각 9배 이상, 2.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국제학교 등 교육여건이 좋은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조짐이다.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대정읍 구억리 865번지의 고급형 연립주택 ‘휴온 아델리브 더테라스(지하 1층, 지상 4층, 68세대)’를 관리 신탁하고 있는 교보자산신탁은 지난 6월 24일 서귀포시로부터 미분양된 26세대에 대한 분양가격을 올리는 ‘입주자 모집 변경’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시행사를 대행하고 있는 시공사 온라이프건설은 지난 2023년 분양 당시 47평형 10억 원을 2억 원이나 올려 12억 원에 시장에 내놨다. 첫 분양 시보다 무려 20%나 올렸다.
시행사측에 따르면 부산에서 사는 50대 김 모씨(기업체 대표)는 최근 우연히 제주교육도시로 지정된 구억리에 들렀다가 빼어난 관광자원과 교육여건 등을 고려해 미분양된 휴온 아델리브 더테라스 빌라 한 채를 12억 4900만 원에 계약했다. 최초 분양가에 비해 무려 2억 4,900만 원이나 웃돈을 주고 산 셈이다.
‘휴온 아델리브’ 빌라의 분양가 상향 조정에 대해 시행사 측이 “그동안 건축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고금리 등을 고려해 서귀포시에 분양조건 변경 승인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휴온 아델리브 더테라스가 들어서 있는 구억리에 5개 국제학교들이 몰려 있는 제주영어교육도시여서 자녀들을 해외 유명대학이나 국내 의과대학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부터 크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휴온 아델리브 더 테라스’는 제주영어교육도시 생활권에 들어서는 단지다.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4개의 국제학교가 있다.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제주(SJA제주),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제주), 브랭섬홀아시아(BHA),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제주) 등이다. NLCS 제주는 2014년부터 지난 2022년까지 세계 100위권 대학 합격생을 263명이나 배출했다. KIS 제주 역시 졸업생 다수가 아이비리그인 컬럼비아대와 코넬대, 존스홉킨스대 등 미국 최상위권 대학 합격생들을 배출하는 명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소재한 사립 과학 영재학교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Fulton Science Academy Atherton·FSAA)’도 오는 2026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선다. FSAA는 미국 본교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적용, 국내에서 새로운 차원의 과학기술 교육 기회를 열 것으로 기대돼 국내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부산 온라이프건설 측은 “벌써 분양 계약 신청자들이 10여명에 이르고 있다”며 대부분 국제학교 등이 밀집해 있어 ‘학세권(學勢圈)’이 뛰어난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고려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