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립·은둔청년 부모교육
가정까지 고립되지 않도록
자기탐색 통해 자녀 이해↑
“아이가 방에서 7개월째 나오지 않고 있어요. 이젠 저도 때때로 우울하고 외출하기 싫어요.”
서울시가 고립·은둔청년의 부모교육을 실시한다.
시는 “청년의 고립이 가족의 고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가족이 든든한 지지망이 되어줄 수 있도록 ‘부모 지원’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 2022년 진행한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청년 가족에게는 ‘고립·은둔에 대한 이해 프로그램(22.4%)' ‘부모와 자식간 가족상담(22.1%)’ 등 청년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담이나 교육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 부모교육 프로그램은 고립·은둔청년 부모가 자녀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 회복을 도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올해 총 3기가 운영될 예정이며 기수당 100명씩 모두 300명을 교육한다. 1기 교육은 7월 중 진행되며 오는 8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는다.
교육은 자녀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자녀와의 소통법, 부모정서·심리안정법 등을 배우고 고립·은둔을 극복한 청년의 사례 발표를 통해 활용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2021년부터 고립·은둔청년 부모교육과 상담을 이끌어온 3개 기관이 공동개발한 커리큘럼을 활용해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교육 외에 다양한 특강과 상담 기회도 마련한다. 심리상담, 교육, 정보제공 등 주변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고립·은둔을 극복한 청년의 가족을 ‘멘토’로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별도로 운영해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는 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또 자녀의 고립·은둔 성향이 의심되는 부모나 관심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고립·은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특강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녀가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가족들은 시가 추진하는 ‘자조 모임’에도 기대가 높다. 참여자가 서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자조 모임을 운영하고 지친 부모의 마음건강 회복을 돕는 심리상담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은 “고립·은둔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에 동화돼 우울증에 걸리거나 고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론보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처방을 중심으로 과정을 운영해 부모와 자녀 모두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