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토사매몰로 50대 사망…경북, 주택 28채 침수·반파
산사태로 매몰, 1명 사망
농작물·도로 피해도 속출
충북 옥천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주민 1명이 수색 1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주택과 도로, 농작물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호우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주택 6채가 반파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앞서 8일 오전 8시 44분쯤 충북 옥천군의 한 주택공사 현장에서 옹벽이 붕괴되면서 50대 주인 A씨가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굴삭기 2대를 동원해 흙더미를 제거하는 등 구조에 나섰지만 A씨는 사고 11시간 만인 오후 7시 40분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시설피해도 잇따랐다. 경북에서 주택 20채와 차량 1대가 침수됐고, 주택 5채는 산사태 등으로 반파됐다. 주택 반파는 충남에서도 1건 발생했다. 경북 상주·예천·의성·안동 등에서 83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정전·통신피해는 대부분 복구됐다. 이 밖에도 세종의 한 주택은 지반침하로 벽체가 기울어졌고, 경북의 돼지농장 1곳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 664.5㏊가 침수됐고, 농경지 44.3㏊가 유실되거나 매몰됐다. 전체 농작물 피해의 95%가 경북에서 발생했다. 주요 피해작물은 벼와 고추 콩 포도 등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침수나 산사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9일 오전 6시 기준 3개 시·도, 16개 시·군·구에서 1144세대 1591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이 가운데 786세대 1084명은 비가 그칠 때까지 귀가하지 못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소방청은 대전·충북·경북 지역에서 고립된 주민 21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침수된 68곳에 출동해 배수를 지원했고, 119 신고가 접수된 620건에 대해 안전조치를 했다.
국립공원과 둔치주차장 등 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은 출입이 통제됐다. 국립공원은 충청·경북권에 이어 호남·제주권까지 13곳 304개 구간 출입이 막혔다. 새로 추가된 전북 2곳, 경북 12곳을 포함해 둔치주차장 73곳이 통제됐다. 하상도로·세월교 35곳도 차량출입을 막았다. 이 밖에 지하차도 10곳과 도로 18곳의 통행이 차단되기도 했다.
계속되는 비로 홍수경보와 홍수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상주시 이안교·후천교 2곳에 홍수경보가, 보은군 이평교와 청주시 흥덕교 등 6곳에 홍수주의보가 9일 새벽 추가로 발령됐다. 기존에 홍주주의보가 내려졌던 옥천군 산계교, 상주시 화계교, 예산시 서계양교는 홍수주의보가 유지됐다. 옥천군 옥각교, 공주시 오인교 2곳은 주의보가 해제됐다.
산사태 위기경보도 곳곳에서 내려졌다. 세종 충남 충북 서울 대구 인천 대구 경기 강원 전북 등 10개 지역은 경계경보가, 그 외 지역은 주의경보가 내려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대구 충남 경북 전북 등에서 4458명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주민안전을 위한 홍보활동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재난문자는 78건 발송됐고, 자동음성통보도 52회 발송됐다. SNS를 통한 주의 요구는 26만여건 이상 발송됐다.
한편 행안부는 이날 오전 3시부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김신일·최세호·윤여운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