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투자 30년간 70만배 증가

2024-07-09 13:00:02 게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서학개미 급증

올해 기술주 성장기대로 시장 활성화

일반투자자들의 해외주식(외화증권) 직접투자가 허용된 지 30년이 지났다. 이 기간 해외주식투자 규모는 70만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서학개미가 급증했다. 올해는 특히 기술주 성장에 대한 기대 등으로 개인을 포함한 민간부문의 해외주식투자 주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 외화증권 접근성 높아져 = 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1273억달러(약 176조원)로 집계됐다. 일반투자자들에게 처음으로 해외주식투자 서비스를 개시한 1994년 7월 18만달러에서 무려 70만배나 급증한 규모다.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한 시점은 2005년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서학개미가 급증했고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올 상반기 해외주식 보관금액 규모는 2019년 말 대비 3배 급증했다.

1994년 7월 당시 정부는 일반투자자의 외화증권 직접투자를 허용하면서 예탁결제원을 통한 외화증권의 의무예탁제도를 도입했다. 현재는 현재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회사가 소유한 외화증권과 투자자의 외화증권은 예탁결제원이 지정한 외국 보관기관에 예탁결제원 명의의 계좌에 보관되고 있다. 외화증권 투자지원 서비스 30주년을 맞아 예탁원은 8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이순호 예탁원 사장은 기념사에서 “예탁결제원의 외화증권 투자지원 서비스는 1994년도 당시 미화 약 18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말 현재 41개 외화증권 시장, 127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며 “지난 5월 미국 증권시장의 결제주기 단축(이하 미국 T+1) 등 글로벌 제도변화에도 차질없이 대응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은 해외주식 순투자 …정부는 순회수 =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순투자 규모는 작년 말부터 반등해 전월대비 41%이상 증가했다. 올해 2월에는 2021년 말 이후 최대인 60억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는 민간부문이 주도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1월 23억달러였던 민간부문의 해외주식 순투자 규모는 3월 45억달러까지 증가하며 해외주식순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반 정부의 해외주식 순투자금액은 감소하며 지난 3월에는 순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증시 호황과 AI 및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로 미국 기술주에 대한 쏠림이 강화되면서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 보관 잔액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89%로 개인투자자 해외주식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본 및 홍콩이 각각 5%, 2% 수준이다. 상위 10개 순매수 항목에서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분기 49%로 전년 동기대비 22%p 증가했다.

◆증권사, 해외주식 위탁 매매수수료 수익 급증 = 한편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방식에 의한 해외주식거래가 증가하면서 국내증권업의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2020년부터 2년간 대폭 증가해 2021년 8507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과 2023년의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금액은 각각 7243억원, 6946억원에 달한다. 올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거래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증권업 2024년 1분기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도 2708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77%이상 증가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전체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매우 작은 수준이었으며 2018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비중은 2021년 약 1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고 2024년 1분기 기준 17%까지 급증했다.

증권사들 간 경쟁이 강화됨에 따라 2019년 이후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율도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주식 위탁매매수수료율에 비해서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2023년 국내주식 및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율은 각각 13bp, 4bp로 9bp 포인트의 큰 차이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한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는 현재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증권업계에서는 해외주식투자 신규고객 유치 및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강화되면서 해외주식투자 관련 다양한 상품 및 연계 서비스 등이 제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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