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태극기 게양대’ 원점 재검토
시, 시민·전문가 의견 수렴
국가상징공간은 계속 추진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기로 했다.
시는 11일 “국가상징공간은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과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민의 바람과 뜻이 담긴 의미 있는 장소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 누리집 등에 의견을 수렴할 창구를 만들 예정이다. 국가상징조형물의 형태, 높이,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모든 부문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활용해 국가상징공간과 조형물의 규모, 디자인 등 전반적 구상에 아이디어를 더할 방침이다.
게양대 높이 때문에 갈등을 빚었던 정부 부처와 협의도 추진한다. 국토부,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가보훈부 등과 소통할 뜻도 비쳤다.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시설 조성은 오는 8~11월 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내년 4월까지 기본·실시 설계를 마친 후 연내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최근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보훈을 초점에 두고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종합청사보다 높이가 높은 점, 국가주의를 부추긴다는 점 등 때문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오 시장은 게양대 높이를 낮춰서라도 태극기 상징물을 만들겠다는 뜻을 거듭 표했으나 예상보다 여론 반발이 거세지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쪽으로 물러섰다.
다만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 자유와 번영의 밑거름이 된 6.25 전쟁 외에 3.1독립운동 4.19혁명 등 지금의 대한민국 발판을 만든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