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반기 토지 판매량 대폭 감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년대비 35% 줄어
광둥은 64%↓… 지방정부 재정난 심화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중국의 토지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방정부 재정의 주요 수입원인 토지 판매가 줄면서 지방정부 재정 회복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화타이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주택 판매가 줄고 개발업체들이 신규 프로젝트 시작을 꺼리면서 올해 상반기 중국의 토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6개월 동안 토지 거래는 가치 기준으로는 1/3 이상 줄었고, 면적 기준으로는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로 나온 모든 유형의 토지 중에서 주택 개발용 토지가 일반적으로 단가가 가장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6개월 동안 중국에서 판매된 주거용 토지 면적은 약 1억8000만㎡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으며 가치는 약 6694억위안으로 42% 감소했다.
주거용 토지 거래의 비중도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주거용 토지 거래가 전체 토지 매매의 약 82%를 차지했지만 2024년 상반기에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64%까지 떨어졌다.
지방정부는 일반적으로 교육, 농지 수자원 보호, 보급형 주택 등에 쓰이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토지 경매 수익에 크게 의존한다. 이와 관련해 웨카이증권 보고서는 “토지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워졌고, 그 결과 중앙정부로부터의 이전금이 필수적인 생명줄이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몇년간 이전금 규모는 급격히 증가했다. 2023년 일반공공예산에서 중앙정부의 지방이전지출은 처음으로 10조위안을 넘어섰고, 그 비중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36.1%를 기록했다. 처음에는 지방정부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이전금이 이제는 지방재정의 일부로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민성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는 올해 상반기 29개 성의 토지 경매 분석 내용이 실렸는데 광둥, 닝샤, 톈진의 토지 수입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 62%, 60%의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DP 규모가 가장 큰 성인 광둥성은 토지 수입이 지난해 상반기 3415억위안에서 올해 상반기 537억위안으로 1/6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다른 전통적인 경제 중심 지역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쑤성, 저장성, 산둥성의 상반기 토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37%, 18% 감소했다.
부동산 위기가 심화되면서 개발업체들은 점점 3·4선 도시에서 철수하고, 축소된 투자를 1·2선 도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매력적이었던 이 시장들도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토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9% 감소했다.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는 상반기 6개월 동안 주거용 토지 4건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국유 기업이 토지 경매의 주요 주체가 됐고, 일부 지방정부금융기관(LGFV)이 가격 안정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 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유 기업이 토지 매입의 80%를 차지했는데, 이는 2023년 상반기 76%보다 늘어난 규모다. 몇몇 성에서는 국영 기업이 토지 매입의 9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중국 상위 100대 개발업체들은 특정 지역의 토지 구매를 점점 더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상반기에는 장시, 신장, 광시, 윈난, 지린, 칭하이, 닝샤, 간쑤, 구이저우, 허베이, 헤이룽장, 네이멍구 등 12개 성에서 토지를 구입한 업체가 한곳도 없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