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또 하락…부양책 효과 없어

2024-07-16 13:00:02 게재

신규주택 가격 전월 대비 0.67% 떨어져 … “과도한 재고로 추가 가격하락 압력 더 커져”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내놓은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6월 중국 부동산 가격이 또다시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15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를 인용해 70개 도시의 6월 신규주택 가격(국가 보조금 받는 주택 제외)이 전월 대비 0.67% 하락해 2014년 10월의 0.71%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기존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85% 하락해 전달 하락률 1.00%보다는 호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5월 발표된 종합대책이 부동산 시장 심리를 부양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15일부터 시작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에서 더 적극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은 편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와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 큰 폭의 할인에 의존하면서 가격 하방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티 헝과 모니카 시는 최근 메모에서 “떨어지는 칼을 잡는다는 두려움이 부동산 투자를 방해할 수 있다”면서 “신규주택과 기존주택의 과도한 재고로 인해 추가 가격 하락 압력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가격 하락세는 1년 전보다 더 심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신규주택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했고 기존주택 평균가격은 7.9% 하락했다.

부동산 부문은 지난 분기에도 중국 경제에 계속 부담을 줬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나온 전망치인 5.1%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15일 별도의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는 상반기에 10.1% 감소해 1~5월과 같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 해리 머피 크루즈는 “최근의 지원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지만 여전히 문제의 규모에 비하면 너무 작다”면서 “부동산의 촉수는 깊게 뻗어 있어서 이 부문이 타격을 받으면 경제 전반에 걸쳐 고통을 받는다”고 밝혔다.

다만 한가지 긍정적인 신호는 주거용 부동산 판매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1~6월 수치를 바탕으로 블룸버그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6월 감소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로 줄어들었다. 이는 5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에 비해 나아진 것이다.

중국은 지난 5월에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정부의 미분양 주택 매입을 장려하는 등 광범위한 부동산 종합정책을 내놓았다. 이후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중국의 4대 도시 모두 주택 구매자를 위한 주요 완화 조치를 시행했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중앙은행의 자금 지원이 제한적이고 일부 도시에서 시행 중인 시범 프로그램의 진행이 더뎌 이러한 조치가 충분하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5개년 경제정책 방향을 정하는 3중전회의 주요 관심 분야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은 연방준비제도처럼 돈을 푸는 ‘빅뱅 해결책’을 포함해 주택 위기를 끝낼 수 있는 화력을 가지고 있지만, 방아쇠를 당길 가능성은 낮다.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주택 경기 침체가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대출 자격이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화이트 리스트’를 작성한 후에도 개발업체를 위한 자금 조달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대출, 채권, 주택 매매 수익금 등 개발업체를 위한 광범위한 자금 조달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티 헝은 “사람들이 일자리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 물가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한 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주택 가격의 바닥이 어디인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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