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게양대’ 여러분의 의견은?
서울시 시민 의견수렴 시작
8월 15일까지 시 누리집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에 대한 시민의견을 듣는다.
시는 “오늘부터 8월 15일까지 한달간 시 누리집에 의견수렴 창구를 마련해 시민 의견을 듣겠다”고 15일 밝혔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자유롭게 제안서를 작성해 누리집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시민 의견이 모이면 이를 토대로 설계공모 지침 및 심사기준을 수립해 공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시민들을 상대로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을 오세훈 시장이 밝힌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과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오 시장은 지난달 25일 제74주년 6.25를 맞아 광화문광장에 110억원을 들여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가 핵심 조형물로 소개됐고 보훈을 상징하는 추가 조형물(꺼지지 않는 불꽃)과 미디어 파사드 등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비판 여론이 비등해졌다. 태극기 설치 여부와 장소, 디자인, 예산 등을 두고 철지난 애국주의, 예산낭비, 과도한 조형물 등 지적이 불거졌다.
정부 기관에서도 반발했다. 국토교통부와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계획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오 시장은 직접 기자설명회를 자처해 이번 계획의 취지와 국가상징공간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민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하되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일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설계공모 및 사업 추진 일정이 이미 정해진 것을 두고 충분한 의견수렴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20일 정도로 짧았던 의견수렴 기간을 한달로 늘리는 등 계획 수정에 나섰지만 추후 사업 추진 일정이 확정돼 있다는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발언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사업은 다음달 설계공모를 시작해 11월까지 당선작을 정하고 내년 4월까지 설계를 마무리한 뒤 12월 준공이 목표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