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 경제지도가 바뀐다
K팝 전문 공연장 '서울 아레나' 착공
문화·유통분야 대형시설 잇따라 추진
생산유발효과 9조, 12만명 일자리 창출
서울 외곽에 위치해 낙후된 지역인 동북권이 탈바꿈하고 있다.
29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도봉구를 중심으로 한 동북권 경제지도를 뒤바꿀 대규모 사업들이 연이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역은 물론 서울시 전체의 관심을 모았던 서울 아레나가 이달 2일 착공식을 가졌다. 서울 아레나는 연면적 약 12만㎡ 부지에 총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 K팝 전문공연장을 만드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용지를 제공하고 카카오가 시행을 맡아 2027년 개관할 예정이다.
창동역 복합환승센터는 아레나와 함께 동북권 도시 모습을 바꿀 주역이다. 연면적 12만4630㎡ 부지에 지하 8층 지상 50층 규모로 지어진다. 환승뿐 아니라 업무·상업시설에 더해 280호의 주거시설도 들어간다.
도봉구 창동 1-10 일대에 조성되는 복합유통센터와 창동복합 민자역사는 유동인구를 창출할 또다른 랜드마크로 꼽힌다. 특히 창동역 현대화는 일자리, 이동 편의성 확대 등을 통해 사람과 자본의 흐름을 견인할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콘텐츠 함께 갖춰야 지속가능 =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들은 ‘대형 개발 사업들이 벌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건설 당시 반짝 수요가 생겨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닌 지속적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하려면 뚜렷한 주제와 그로 인한 지속가능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측면에서 동북권의 각종 프로젝트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외에 두툼한 팬층을 갖고 있는 K팝 중심의 아레나 공연장이나 각각 올해 8월과 11월에 개관을 앞둔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과 서울사진미술관도 테마가 분명한 시설들이다.
◆경제유발 효과 ‘기대’ = 콘텐츠와 외형을 함께 갖춘 프로젝트들은 경제 유발 기대 효과도 높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현재 창동·상계 일대에서 추진되는 각종 사업들이 이끌어 낼 수 있는 생산유발 효과는 약 9조3000억원에 달한다. 11만9000여명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창동에 2조5000억, 상계에 3조8000억 등 실제 투자비만 6조가 넘고 공공시설 설치비로 2조6500억원이 투입되는 등 현실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동북권 개발이 낙후된 도심 재개발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창동 아레나,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등은 당초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창동역 일대 개발계획 수립 초기부터 설계와 진행에 참여했던 구자운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거점과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중요한 축이기 때문에 창동 재생 프로젝트의 이름도 처음부터 ‘신경제 구상’이라고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낡고 오래된 도시를 되살리고 새로 만드는 일은 모두 재생 사업의 일환일 수밖에 없다”면서 “동북권 프로젝트는 개발과 재생이 갈등없이 융합된 도시개발의 성공적 모델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