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는 수에즈운하 대체할 수 있을까
중국 ‘컨’선 북극해 진입
MSC는 “운항 안한다”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임이 하락 조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편에선 북극항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해운조선 전문언론 지캡틴은 6m 길이 컨테이너 1220개를 실을 수 있는(1220TEU) 중국 컨테이너선 신신하이1호가 지난 5일 상하이 인근 항구를 출발해 최근 베링해협을 통과 북극해로 진입했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신하이2호는 일주일 간격으로 1호 뒤를 따르고 있다.
지캡틴에 따르면 신신하이1호는 러시아 북극해 항로를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지름길로 사용할 계획이다. 북극항로는 홍해-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일반적인 항로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을지 논쟁 중인 항로다. 2021년 3월 파나마선적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운하 안에서 좌초, 6일간 운하가 막히면서 주목받았고 최근 후티 반군의 홍해 통항 선박 공격으로 다시 떠올랐다.
두 선박을 운영하는 중국 선사 ‘뉴뉴쉬핑’은 지난해 7~12월 7차례 북극항로를 운항했고, 올해 여름 이를 확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선복량 기준 세계 최대 선사인 스위스 MSC는 북극항로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고 지캡틴은 25일 전했다.
MSC에서 해양정책과 정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버드 다르 부사장은 이날 “MSC는 북극해항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전체 해운 업계가 채택해야 할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운의 탈탄소화를 위한 지름길은 없다고 믿는다”며 “북극해는 빙하 날씨 뿐만 아니라 항해에 필요한 정보부족, 제한된 시설로 항해하는 게 매우 어렵고, 수색·구조·오염대응에 필요한 자산은 멀리 있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선사 중 덴마크의 머스크는 2018년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성공했지만 북극항로 운항을 하지 않겠다는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비영리 단체 오션 컨서번시는 2019년 북극해운협정을 출범했고, 2022년 기준 세계 정기선 선단의 42.7%와 22개 주요 화주, 해운선사들이 협정에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임은 3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29일 발표한 K-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3.1% 하락한 4890을 기록했다. 3주 연속 내림세다. 8일 5000선을 첫 돌파한 이후 4주만에 다시 5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상하이운임지수(SCFI)도 2.7% 하락한 3447.9 기록하며 3주 연속 내렸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