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온열질환에 6명 목숨 잃어
60대 노동자 열사병 사망
지난달 누적질환자 1195명
부산 연제구 물만골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60대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 환자는 올해 집계된 6번째 온열질환 사망자다.
계속되는 폭염에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 연제구 건설노동자를 포함해 올해만 6명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병원 치료를 받은 온열질환자는 1195명에 이른다. 이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해 집계된 숫자다. 실제 온열질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축피해도 심각하다. 지금까지 돼지 1만9224마리, 가금류 23만669마리 등 24만9893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폐사했다. 1일 하루 접수된 피해규모만 3만4000마리가 넘는다. 양식 중이던 넙치 3567마리도 폐사했다.
지자체도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예방활동을 확대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는 1일 자율방재단을 통해 야외 무더위쉼터의 냉방기구를 긴급 점검했고, 대전시는 야외근로자와 취약계층에 얼음물을 나눠주며 안부를 확인했다. 전북도는 보행자들의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6곳에 양심냉장고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경남도는 소속 사업장 현업근로자를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1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서 4120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특히 취약계층 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전국에서 5만5209곳이 운영 중이며, 그늘막 살수차 등 폭염피해 저감시설과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현장노동자와 취약계층 등 시민들에게 폭염 예방물품과 양산 등을 지급하고 있다. 현장노동자와 농어업인 등에게는 온열질환 예방용품꾸러미를 나눠주고 있다. 꾸러미에는 쿨토시·쿨스카프·쿨패치와 작업모에 부착하면 온도를 감지하는 휴식알리미스티커 등 온열질환 예방에 유용한 용품이 담겨 있다. 지자체들은 응급대처 꾸러미 비치활동도 벌이고 있는데, 이 꾸러미에는 쿨매트와 은박담요 식염 포도당제품 등이 들어 있다.
지자체들은 양산대여소 942곳도 운영 중이다. 경북 안동시는 관광객이 많은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에서 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고, 경기 구리시는 시청 등 관공서에 양산 1500개를 비치했다. 지자체들은 이 밖에도 재난문자 발송, 마을방송, 가두방송 등을 통한 폭염대비 홍보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당분간 전국적으로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일 현재 전국 183개 특보구역 중 180곳에서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3개 구역을 제외한 전국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37곳은 폭염주의보가, 143곳은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1일 기준 경북 포항이 일 최고기온 37도를 기록했고, 경기 용인이 일 체감온도 37.6도를 기록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