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가속화하는 ‘침묵의 질병’ 골다공증
고령화시대, 늘어나는 발병 위험
오존 등 체내 산화스트레스 유발
고령화로 골다공증성 골절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오존(O₃) 미세먼지 등 대기질 악화가 해당 질환 발병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만성질환인 골다공증은 부상을 당할 때까지 잘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침묵의 질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제골다공증재단(IOF)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적으로 골다공증성 골절 약 900만건이 발생한다.
5일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공중보건학(Frontiers in Public Health)’의 논문 ‘오존 노출로 인한 골절 위험(Risk of ozone exposure-induced fracture)’에 따르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져 골절 확률이 증가하는 것은 오존 농도 상승과 관련이 있다. 오존이 뼈 미네랄 밀도를 감소시키는 산화스트레스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반응성 산소종(ROS) 생성 및 축적은 산화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강력한 산화제인 오존을 흡입하면 유발될 수 있다. 이는 2014~2019년(연도별로 5~10월) 베이징 지수이탄(积水潭) 병원에 입원한 골절환자 8075명의 기록을 분석하고 이를 해당 노출 시간 및 오존 농도와 비교한 결과다.
대기오염 노출과 뼈 건강 간의 연관성은 1980년대부터 가설로 제기됐고 이후 관련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직경이 2.5μm 미만인 초미세먼지(PM-2.5)와 이산화질소(NO₂)가 골다공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이 나왔다.
한국 7개 대도시에서 장시간 대기오염에 노출됐을 때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한국의 전국 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장기 대기오염 노출과 골다공증 관련 골절 위험 간의 연관성’)도 있다. 2002~2015년 국민건강보험-국민표본코호트 자료를 콕스 비례 위험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로 이산화황(SO₂)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산화탄소(CO) 오존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₂)와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존과 골다공증성 골절과의 연관성은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한 단계다. 콕스 비례 위험 모델은 시간에 따른 사건 발생 위험을 모델링하는 회귀 분석 방법 중 하나다. 환경 요인의 건강영향을 분석할 때 흔히 사용한다.
국제학술지 ‘총 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실린 논문 ‘실외 대기오염 노출, 골밀도, 골다공증, 그리고 골다공증성 골절: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흡연에 이어 비전염성 질환과 관련된 두번째로 중요한 위험요소다.
하지만 40년 이상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야외 대기오염 노출과 골다공증과 관련성에 대한 증거는 단편적이고 결론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기오염이 뼈의 미네랄 밀도를 감소시키고 골절 위험을 증가시키는 건 분명하지만 골다공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이외에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사실은 명확하다. 대기오염물질 속 화합물들이 체내에 들어오면 우리 세포 속에 있는 자유라디칼이라는 불안정한 분자 형성을 촉진시키고 전신 순환계에서 염증성 매개체 수치 증가 등 어떤 형태로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대기질 개선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