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10월 재보궐 ‘대중정당’ 시험대
호남 선거 겨냥 인사 중용 “지방선거도 독자 행보”
조국혁신당이 5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조윤정 (사)여성비전네트워크 이사장, 대표 비서실장에 장성훈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명하고 전남도당위원장 권한대행에 서희원 변호사를 임명했다. 조국혁신당은 당직 인선 결과를 전하며 “지난 총선에서 호남지역의 지지율을 그대로 견인해 10.16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향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도 뛰어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22대 총선에서 제3당이라는 깜짝 결과를 바탕으로 대중정당의 면모를 갖추겠다던 혁신당이 호남을 정치적 주무대로 뿌리를 내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조윤정 최고위원, 장성훈 비서실장 임명과 서희원 전남도당위원장 선임을 두고 오는 10월 전남 영광과 곡성 단체장 재보궐 선거 공천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야권분열로 국민의힘이 정치적 이익을 취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보류하고 호남에선 민주당과 경쟁하며 혁신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보궐 공천과 선거결과가 다음 지방선거와 당의 기반확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전국 득표율(비례대표) 24.25%로 더불어민주연합(26.69%)과 근소한 차를 유지했다. 호남에선 평균 45% 득표율을 넘기며 더불어민주연합에 앞서기도 했다. 광주 47.72% 전북 45.53% 전남 43.97%를 얻었고 더불어민주연합은 36.26%, 37.63%, 39.88%였다. 10월 재보궐 주요 공략지로 두고 있는 영광에서 39.46%, 곡성 39.88%의 비례득표율을 기록, 더불어민주연합(40.14%·41.13%)과 근소한 득표율을 보였다.
관건은 지난 총선에는 유권자 1인 2표를 겨냥해 벌인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전략이 통했으나 이번에는 독자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경쟁이라는 점이다. 총선 이후 민주당이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강 대 강 대응을 지속하면서 정치혁신론이나 제3당의 존재감이 약화됐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혁신당 핵심관계자는 “윤석열정부 심판을 해야 하는데 야당끼리 싸우면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질 수도 있다”면서 “조국혁신당이 제대로 서야 정부 견제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국 대표가 최근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와 회동을 갖고 분열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정책적으로는 민주당 일부의 종부세·금투세 개편 요구를 ‘지방균형발전 포기 입장’이라며 선을 긋는 것이 이의 연장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호남 유권자들이 인정할 수 있는 인재를 얼마나 선보이느냐다. 정치혁신을 주장하면서 정작 재보궐·지방선거 공천에서 기존 민주당 주변 인사들을 영입해 내보내는 방식으로는 제3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 국 대표는 지난 전국당원대회 대표 수락연설문에서 “호남에서도 조국혁신당이 나서야 ‘호남 정치’가 복원된다. 지역 정치에 활력이 생기고, 우수 인재가 묻히지 않을 것”이라며 “인재를 찾아 키워 ‘차세대 DJ, 새로운 노무현’을 발굴해 조국혁신당의 이름으로 국민께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