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중호우 속에 안타까운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올 여름이 본격화하기 전 이미 기상전문가들은 많은 강우를 예측했다. 평소보다 더 큰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현재 지구는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위험에 직면해있다. 지구의 지표면 평균 온도는 산업화가 시작되기 이전보다 약 1.1℃ 높아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2030~2035년이면 산업화 이전보다 1.5℃ 더 높아질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예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를 21세기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위협이라고 경고했고, 2030~2050년 기후변화로 연간 25만명에 이르는 추가 사망자 발생을 예측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기온은 1980년대와 비교해도 약 1℃가량 높아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는 빈번해지고 강우량도 늘고 있다. 2022년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경북과 충북 지역에서 산사태와 침수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대피가 중요하다.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을 때는 관공서 마을회관 같은 인근 대피소로 신속히 대피하고 비가 멈출 때까지 머무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정부, 국민 재산보호 위한 정책보험 운영

정부는 국민 누구든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은 행정안전부가 풍수해 등으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정책보험이다. 이 상품은 보험사를 통해 가입하고 피해를 인정받으면 보상받을 수 있다.

지난해 충북 괴산군의 한 주민은 3900원을 내고 풍수해보험에 가입했다. 이 상품의 연간 보험료는 4만3860원이었지만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했다. 이렇게 풍수해보험에 가입한 덕에 7월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으로 1억2400만원을 보상받았다. 피해복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은 국가가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는 만큼 개인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다. 주택과 비닐하우스를 포함한 온실, 소상공인의 상가·공장도 가입 대상이다. 재해취약지역 내 주택도 가입할 수 있고 과거 풍수해보험금 또는 자연재난으로 인한 재난지원금을 받았던 이력이 있어도 재가입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이 꼭 필요한 지역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에겐 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 이런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면서 최초 시행한 2008년 이후 가입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주택 33.4%, 온실 18.2%, 소상공인 23.1%가 풍수해·지진재해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춘추좌씨전에 ‘거안사위 사즉유비 유비무환(居安思爲 思則有備 有備無患)’이란 문구가 있다. ‘편안하게 있을 때 위험을 생각하고, 미리 생각하면 대비할 수 있고, 잘 준비하면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평상시 위험으로부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말해준다.

재난보험으로 기후재난 피해 대비해야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이 자연재난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는 아니다. 하지만 춘추좌씨전 문구처럼 재난보험을 들어둔다면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일상회복에 도움이 되고 생계부담도 덜 수 있다. 기후변화 시대 모든 국민이 풍수해·지진재해보험에 가입하고 더욱더 든든한 여름을 보내기를 희망한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