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댐건설 추진에 곳곳에서 갈등
강원 양구·충북 단양 등
“정부 일방적 지정 철회”
정부가 추진하는 댐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하지 않았던 지역들의 반발이 거세다.
환경부는 8일 오후 충북 단양군 단성면 주민자치센터에서 단양천댐 건설계획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만 확인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환경부 등은 가뭄과 신규 용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600만톤의 신규 댐이 필요하다며 설득에 나섰지만 단양군 등의 반대는 완강했다. 김문근 단양군수 등이 나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설명회가 열린 주민자치센터 앞에선 단성면이장협의회가 나서 “지역발전 가로막는 단양댐 건설 강력 반대한다”며 반대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단양군의회 역시 지난 5일 임시회를 개최하고 ‘단양천댐 건설 반대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이를 환경부 등에 전달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정부의 댐 건설 후보지 발표는 지역주민의 정서나 선암계곡이 가지고 있는 가치, 사회경제적 영향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며 “단양천댐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환경부가 오는 12일 강원도청에서 언론설명회를 개최하는 강원 양구군 수입천댐을 둘러싼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양구군에 따르면 수입천댐은 총 저수용량 1억톤 규모로 14개 기후대응댐 후보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댐이다.
양구읍이장협의회는 지난 6일 양구읍사무소에서 ‘양구 수입천댐 건설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지자체 등과 협의없이 댐 건설 후보지에 양구 방산면 수입천 일대를 포함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손창남 양구읍이장협의회장은 “1944년 화천댐 준공으로 양구 북부지역이, 1973년 소양강댐 준공으로 양구 남부 일부지역이 수몰됐다”며 “소양강댐 건설로 호흡기 질환자가 증가하고 농작물 피해로 농업소득 감소 등 주민들의 막대한 손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철회를 요구했다.
양구군은 화천댐, 소양강댐에 이어 수입천댐이 건설될 경우 3면이 모두 댐으로 막혀 양구군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천연기념물인 열목어와 산양의 최대 서식지인 두타연이 수몰돼 생태계 파괴도 발생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 역시 반대 여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청양군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가운데 군의회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양군의회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군민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 지천댐 건설 추진을 규탄한다”며 “청양군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환경·사회·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무책임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청양군 지천댐 건설은 지난 1991년 이후 수차례 추진됐지만 번번이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