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에 ‘마이배터리’ 등록 급증
8월에만 295건 등록
10일 동안 6배↑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 중인 ‘마이배터리’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이달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천 청라동에서 전소된 수입 전기차에 업계 10위권 밖인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면서다.
마이배터리는 전기차 소유자가 배터리 정보(식별번호)를 온라인에 자율적으로 등록하도록 한 서비스다.
공단은 내년 2월 시행할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에 앞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내년 2월부터는 전기차를 등록할 때 배터리 식별번호를 따로 등록해 운행부터 폐차까지 관리해야 한다.
등록 정보는 차량 화재 시 조사기관에 제공돼 조사기간 단축과 제작결함 조사 등에 활용된다.
13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마이배터리가 도입된 지난해 11월 27일 이후 전날 오후 3시까지 배터리 정보를 등록한 전기차 대수는 345대로 집계됐다. 86%에 달하는 295대가 이달 들어 등록됐다. 7월까지 등록 건수는 50건에 불과했다. 마이배터리 서비스 시작 이후 첫 8개월여간 누적 등록 건수의 6배가 최근 열흘여 사이에 등록된 것이다.
인천 청라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QE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알 권리가 부각되며 차량 배터리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오후까지 마이배터리에 등록된 전기차는 현대차·기아 143대, BMW 101대, 테슬라 83대, KG모빌리티(KGM) 18대 등이다.
현재 소비자에게 배터리 식별번호를 제공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이들 6곳뿐이다. 공단은 다른 브랜드와도 정보제공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공단이 마이배터리에 차량을 등록할 수 있게 하려면 차량 제조사와의 합의가 필요하다. 배터리 식별번호는 운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없고,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조회해 알려주는 시스템도 일부 제조사만 갖추고 있다.
배터리 식별번호는 알파벳과 숫자가 조합된 코드로 구성돼 소비자들이 이를 보고 배터리 제조사 관련 정보를 알기는 어렵다.
현재 국내 완성차업체 중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제조사를 모두 공개했다. 또 수입차 중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모델(판매예정 포함)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