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시작
서울시, 157가정 선정
강남권 신청 가장 많아
서울시가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시는 시범사업에 참여할 157가정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한 이용가정 모집에는 중복신청 등을 제외하고 모두 731건 신청이 들어와 약 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4일 서비스 제공기관에서 선정가정에 안내문(알림톡)을 통해 공지하며 유의사항 등 구체적 계약사항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이용계약서 작성, 요금납부 여부 등을 확인해 최종 확정되면 다음달 3일부터 외국인 가사관리사 서비스가 시작된다.
최종 선정된 가정 가운데는 맞벌이 다자녀 가정이 97가정(61.8%)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한자녀 39가정(24.8%), 임신부 14가정(8.9%), 한부모 7가정(4.5%)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수를 기준으로는 2자녀 이상 가정이 104곳(66.3%), 1자녀 50가정(31.8%), 자녀가 없는 경우가 3가정(임신부 1.9%) 이었다.
지역별로는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권’이 많다.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등 요금을 가능한 낮췄지만 경제적 부담(8시간 종일제 기준 월 238만원) 측면에서 선호 지역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희망 시간은 하루 4시간이 89가정으로 가장 많았다. 8시간(60가정), 6시간(8가정)이 뒤를 이었다.
모호한 업무범위 때문에 갈등이 벌어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칙적으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아이 ‘돌봄’ 업무만 맡는다. 빨래 청소 등 집안 일은 업무 범위가 아니다. 다만 협의를 거치면 일부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6시간 이상 서비스는 어른 옷 세탁과 건조, 어른 식기 설거지, 청소기를 이용한 바닥 청소 등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쓰레기 배출,어른 음식 조리, 손 걸레질, 수납 정리 등은 할 수 없게 돼있다.
돌봄 보다 영어교육 쪽에 관심이 쏠려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권 엄마들이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관심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저출생 극복이라는 당초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사업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부모 맞벌이 다자녀 임산부 우선순위와 자녀수 나이 이용시간 등 여러 조건을 고려했다”며 “이용가정과 가사관리사 모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추후 선정된 가정의 요구사항과 가사관리사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꼼꼼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