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거리가 지역 핫플레이스로 변신

2024-08-28 13:00:07 게재

설악로데오거리·강릉 명주동 상권

로컬크리에이터와 상인 뭉쳐 혁신

소진공 동네상권발전소 사업 효과

침울했던 동네가 지역내 핫플레이스(사람이 모이는 인기 공간)로 변했다. 소박한 골목길이 포토존으로, 한적한 어촌마을이 서핑 핫플로 자리잡았다. 동네 사람들만 알던 장소가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는 명소가 됐다.

강원도 속초시 설악로데오거리와 강릉 명주동 일대가 그랬다. 침체돼 있던 동네골목이 활기를 띈 동네골목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역가치 창출가로 불리는 로컬크리에이터(local creator)의 아이디어와 상인의 노력 덕이다.

‘2023 강릉시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을 위해 초청된 로컬크리에이터들. 사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속초시는 명실상부한 강원권 인기 관광지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비롯해 속초해수욕장, 대포항과 설악산까지 바다와 산 모두를 아우른다. 하지만 기반시설과 문화·관광 콘텐츠 대부분이 속초관광수산시장에 집중돼 있었다. 설악로데어거리와 청초호반로 등은 사람발길이 뜸했다.

속초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3년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에 지원했다. 상권공동화가 우려되는 설악로데오거리와 청초호반로를 연계한 지역상권 되살리기에 본격 나섰다.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은 로컬크리에이터와 상인, 주민들이 협력해 동네상권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상권의 발전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업이다.

속초시의 ‘2023년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은 칠성조선소가 주관을 맡았다. 1952년에 지어진 칠성조선소는 선박 제조 및 수리 공장이었다. 조선업 쇠퇴로 2017년 폐쇄됐다. 칠성조선소를 중심으로 상인과 주민들은 동네상권거버넌스를 구축했다. 분산된 지역의 역사·문화 자료들을 수집해 상권의 정체성 확립에 나섰다.

거버넌스가 활동한 지 1년 후 이곳은 조선소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오픈팩토리(배 만드는 과정을 알 수 있도록 꾸민 공간),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연간 40만명을 찾는 속초시 인기공간이 되며 로컬크리에이터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설악로데오거리 내 빈 점포를 활용한 저녁시장(나이트마켓)으로 변신시켜 밤 시간대에도 속초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설악로데오거리 청초호반로를 연계해 지역 특색을 경험하는 상권으로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두었다.

공연, 프리마켓, 현장 이벤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동네심기위크’을 열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로 발돋움 했다.

최윤성 칠성조선소 대표는 “쇠퇴하던 설악로데오거리 재활성화와 상권 확장에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강릉시 명주·남문동도 ‘2023년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에 선정되며 로컬크리에이터 중심의 상권조성에 나섰다.

강릉 명주·남문동 일원은 역사문화의 중심지로 골목길 이색카페 문화공간 등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기존 상권침체와 저층 노후주택 밀집 등으로 재정비를 필요했다.

‘2023년 동네상권발전소’에 참여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우선 전국의 우수한 로컬크리에이터를 공모방식으로 15명을 선정해 명주동으로 초대했다. 사업대상지의 역사, 문화적 잠재력을 알렸다. MZ세대의 체류시간 확보를 위한 다수의 동선을 개발해 사업대상지의 재방문을 이끌도록 계획했다.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나 비즈니스에 NFT(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를 연동해 지역 자산 디지털화 기반을 마련하는 등 특색을 찾는 데 집중했다. 이외에도 상권활성화추진위원회와 사업단을 별도로 조직해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강릉시 명주동 상권은 타 지역 대비 MZ세대의 강릉 방문이 많은 편이다. 이는 경쟁력 있는 로컬크리에이터 발굴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회복시키는 주체로 이끄는데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의 역할이 컸다.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상권활성화는 곧 지역경제 원천”이라며 “공단은 민간, 지역과 함께 지역상권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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