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동훈 지도부와 만찬 연기…“민생 우선”
‘의대증원 유예’ 두고 심기 불편 노출
한측 “언론보도 보고 알아, 이유 몰라”
30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의 여당 지도부 초청 만찬이 미뤄졌다. 성사 여부가 관심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독대도 당분간 없던 일이 됐다.
28일 오전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초 30일 한 대표 및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만찬을 예정했다가 이를 추석 연휴 이후로 미뤘다. 29일로 예정된 국정브리핑 후속조치를 비롯해 추석을 앞두고 쌓여 있는 현안들이 많아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초청만찬이) 추석 민심을 듣고 만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며 “민생을 챙기는 게 우선이어서 연기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당과 (일정변경) 상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의 만찬연기 결정은 한 대표 측과 사전조율 없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한 대표 측근 인사는 28일 “대통령실로부터 아직까지 (만찬 연기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연기된 걸로 이해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연기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달 26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30일 만찬에 대해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서 상의하고 당정 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정 간에는 주요 인사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서 지금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야 대표 간에 회담을 하는데, 한 대표 측하고 우리 용산하고 소통이 안 되고 있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지만 그것은 그냥 일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공식회담을 추진중인 상황에서 일정이 연기된 것은 둘 사이의 소통에 의문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일정연기는 의정갈등 해법을 놓고 27일 한 대표가 이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대해 용산이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표한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한 대표는 25일 고위 당정 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제시했다가 불가 입장을 확인하고 27일 페이스북에 “저는 2025년엔 입시요강으로 발표된 증원을 시행하되, 2026년엔 2025년에 현원 3000명의 수업 미비로 인해 증원분까지 합한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해야 하는 무리한 상황을 감안해 증원을 1년간 유예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공론화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의료개혁 관련해선 대통령실 입장은 일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쪽 의견과 무관하게 항상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2차관 교체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고도 했다.
이재걸 엄경용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