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최대 강수’ 전남 기상이변
최대 강수일수·최저 일조
마늘 등 농산물 품질저하
전남지역 기상 이변이 갈수록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농산물 생산과 품질 저하로 농민 피해도 덩달아 증가했다.
전남연구원이 2일 발표한 ‘이상 강우 현상에 따른 주요 농산물 영향 및 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남은 지난 2월 유례없는 이상 강우현상으로 농산물 피해가 심각했다.
특히 지난 20년간 동월(2월) 대비 최대 강수량(134.59㎜), 최대 강수일수(15.1일), 최저 일조율(34.96%) 등으로 혹독한 기상이변을 겪었다. 20년간 평균 강수량은 46.22㎜, 강수일수는 7.84일, 일조량은 53.78% 등이다. 지역별 강수량은 장흥군이 227㎜로 가장 많았고, 보성군 212.5㎜, 순천시 194㎜, 광양시 191㎜, 여수시 185.5㎜ 순으로 주로 전남 동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내린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 이변으로 양파 마늘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무안과 신안, 함평 등 양파 주산지를 중심으로 전체 재배면적 23%에 달하는 1580ha에서 성장 지연과 잎 마름 증상 등이 나타났다. 또 물 빠짐이 불량한 곳에선 노균병 등 병해충 피해가 발생했다. 고흥과 해남, 강진과 완도 등에선 마늘 재배면적 3443ha 중 20%에 해당하는 면적에서 마늘이 제대로 영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대표적 시설 재배작물인 딸기와 방울토마토, 멜론과 파프리카도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정부와 전남도 지원은 허술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 사이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생육 부진을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전국 2만여 피해 농가에 모두 2261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재해복구비 가운데 상당 부분은 자연재해를 입은 농민 부담이었다.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100% 받을 수 있는 재해복구비는 농약대뿐이다. 나머지는 정부 지원액 만큼을 농민들이 융자 등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농가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농작물재해보험도 허점을 드러냈다. 현행 농작물재해보험 약관에 시설원예 작물 일조량 감소 피해는 기타 재해로 분류돼 피해율이 70% 이상이고, 작물 재배 전체를 포기한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따라서 70% 미만 피해 농가는 보험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남연구원은 개선방안으로 △자연재해에 따른 기초보험 도입 △농업재해지역 및 농작물재해보험 보장 수준 확대 △원예시설 농작물재해보험 보험금 지급기준 하향 등을 제시했다. 김현희 전남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피해율이 70% 이상인 경우에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원예시설 농작물재해보험 지급기준을 적정수준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