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생태 위해성관리 중심으로 물정책 전환 필요
수공 녹조관리 전문가 토론
수원지 양분관리 강화 시급
온난화로 녹조 발생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물환경 관리의 무게중심을 수생태 위해성 관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합물관리시대를 맞아 물환경 관리도 단순히 하수도보급률과 같은 지표에 중점을 두는 게 아니라 상수원 수질관리를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녹조관리 전문가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정세웅 충북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녹조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는 주제”라며 “전지구적 기온상승과 오염부하량 변화와 1930년대 이후 늘어난 댐검설로 인한 하천 흐름 변화 등이 녹조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녹조 정책은 굉장히 촘촘하게 잘 수립되어 있다”면서도 “댐 저수지 녹조 관리를 위해서는 축산분뇨 등 유역 오염 부하량을 저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장도 “유해남세균 발생의 여러 원인 중 제어가 가능한 부분 중 하나로 하천이나 호소로 유입되는 영양염류인 인이나 질소 제어를 들 수 있다”며 “비점오염원 중 농경지와 가축분뇨로부터의 유입 차단이 중요하므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을 통해 수원지 양분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수원에 녹조가 피는 일이 잦아지면 당연히 수돗물 안전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톨레도 정수처리 시설의 경우 조류 독소가 수돗물에 검출되기도 했다.
박준홍 한국물환경학회장은 “기후변화에 의해 녹조와 같은 유기물질이 늘어나면 염소소독 부산물 생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정수처리기술 개선도 필요하지만 상수원의 수질 관리 강화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환경 관리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수도보급률이 아닌 ‘실제 오염삭감률’이나 ‘수생태 위해성 관리’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강우 시 미처리 하폐수 관리와 하수처리의 질소저감에 대한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녹조는 유전물질(DNA) 규모부터 유역단위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녹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학제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태 금오공과대학교 교수는 “부처별로 산재된 단편적인 환경자료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녹조 발생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환경요인별 상호 관계 및 발생 지역별 기여도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과학적 해석에 근거한 합리적인 방법으로 녹조관리 대책이 수립된다면 시민들의 불안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률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하수처리 등 관련 질소 관리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추가 처리 면적 확보가 있어야 하는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유역별로 단계적으로 질소 관리 강화를 위한 대책들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