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쟁점 법안 따로 분류…‘민생입법 패스트트랙’ 도입하자”
“광우병·사드·후쿠시마·계엄 괴담 … 거짓 괴담 세력을 탄핵해야”
“나쁜 국회의원들 강하게 제재해야”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하자는 것이 의료개혁 … 반드시 성공”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여야정협의체 신속 구성과 민생입법 패스트트랙 도입을 제안했다. 이견이 크지 않은 비쟁점 민생법안만이라도 속도감 있게 처리해가자는 것이다. 명예훼손 발언 등을 하는 나쁜 국회의원들을 제재하기 위한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도 제안했다. 야당에 대해선 ‘탄핵남발’, ‘괴담선동’을 지적하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22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22대 국회의 현주소를 짚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장·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을 가져간 원구성 협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잇따른 탄핵 등을 거론하며 “거대 야당의 힘자랑과 입법폭주 때문에 정치는 실종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괴담 선동’으로 광우병·사드·세월호·후쿠시마 오염수를 비롯해 최근 계엄 준비설을 거론하며 “탄핵을 한다면 이런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이런 세력들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원내대표는 특히 야당의 입법폭주 원인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지목했다. 그는 “민주당이 민생은 외면한 채 툭하면 대통령 탄핵 운운하면서 극한대결에 몰두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냐”면서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용이라는 것, 현명한 국민들은 다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민생과 협치를 위한 여야정 민생협의체와 민생입법 패스트트랙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만큼은 정쟁은 내려놓고 산적한 민생경제 현안을 챙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온힘과 정성을 쏟아붓자”면서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비쟁점 민생법안을 따로 분류해 신속하게 처리하는 장치(민생입법 패스트트랙)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치인들의 막말이 심해지고 있는 점을 짚으며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도 제안했다. 추 원내대표는 “여러 군데 분산되어 있는 윤리규정을 통합하고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윤리 규정들을 구체화해서 법으로 만들자”면서 “명예를 훼손하는 막말과 폭언, 인신공격, 허위 사실 유포, 근거 없는 비방, 정쟁을 겨냥한 위헌적인 법률 발의를 하는 나쁜 국회의원들을 강하게 제재하자”고 말했다. “증오와 적대적 표현은 강력하게 제재를 가하는 영미 의회, 명예훼손이나 모욕적 발언은 면책특권 적용을 제외하는 독일의회가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각종 정책에 대해선 지지를 호소했다. 상속세제 개편 관련해선 “상속세 완화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것은 낡은 프레임”이라면서 “자본과 투자, 기술을 승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투세 폐지 방침도 거듭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금투세는 폐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금투세 폐지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연금개혁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다. 추 원내대표는 “정부가 구체적인 (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면서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다. 당장 국회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금년 내에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그 외에도 국회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특위와 지방소멸위기 대응 특위 설치 필요성도 언급했다.
윤석열정부가 추진중인 의료개혁에 대해선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어려운 개혁과제를 추진하다 보니 아직도 진통을 겪고 있다”면서도 “의료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전공의들과 의대생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간곡하게 호소한다. 지금이라도 복귀해달라”고 호소했다.
응급실 운영 우려에 대해선 “응급의료 공백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정부는 현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기민하게 소통하면서 빈틈없이 대응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 원내대표는 또 “개혁은 이해당사자들의 저항이 크다. 소통하고 설득하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그만큼 어렵다”면서 “역대 정부를 보면 중도에 포기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힘들더라도 인기가 없더라도 개혁은 추진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