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공백’ 여가부가 딥페이크 대응?
여야 의원들 “여가부, 중심 못잡아” 우려
야당 “대통령실에 장관 임명 건의하라”
장기간 장관 공백 상태인 여성가족부가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국회에서 나왔다. 여가부 폐지를 공약한 윤석열정부는 지난 2월 김현숙 장관 사퇴 후 반년째 장관 임명을 하지 않았다. 딥페이크 사태 이후 범부처 협력을 이유로 국무조정실을 컨트롤 타워로 내세웠지만 여가부 역할의 부재는 여전히 문제라는 지적이다.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딥페이크 성범죄 긴급 현안질의에선 여가부가 집중 타깃이 됐다. 딥페이크 성범죄 주무 부처이지만 차관 체제가 6개월째 유지되면서 이번 사태에서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국무조정실이 (딥페이크 대응)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했는데 여가부가 주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딥페이크 범죄 대책을 세우기 위해 여가부 장관을 빨리 임명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효과적인 정책이나 대응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국무조정실이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장관 공석 문제에 대해선 “장관이 공석이어서 (여가부) 기능이 쇠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가부의 기능 약화에 대한 지적은 여야를 막론하고 잇따랐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 성폭력의 컨트롤타워가 돼야 하는 여가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도 여가부의 위상 약화가 행여 딥페이크 대응 부족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범구 국민의힘 의원은 “여가부장관이 없어서 컨트롤이 안 되니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여가부, 방통신심의위원회, 경찰청이 ‘각자도생’ 대응을 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총괄하지만 여가부도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안질의에선 딥페이크 등 불법 영상물에 대한 삭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삭제되지 않고 있는 현황이 드러났다.
일례로 여가부 산하 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접수된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이 2020년 이후 93만건에 달하지만 완료된 건수는 66만건, 미완료된 건이 27만건(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