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떨어진 CATL, 새로운 성장동력 모색
스케이트보드 섀시 개발
배터리 교체 사업에 집중
세계 최대의 전기 자동차(EV)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이 경쟁사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초고속 충전 셴싱 배터리를 출시하는 한편 배터리 교체 및 자체 스케이트보드 섀시 개발과 같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CATL의 잠재적인 장애물로는 제품 차별화 부족, 가격 전쟁, 그리고 기존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더 빨리 충전되고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고체 배터리와 같은 신기술의 위협이 있다”면서 “후발업체의 추격으로 CATL의 설비 이용률이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응해 CATL이 공격적으로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SNE 리서치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CATL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1%p 증가한 37.8%를 기록했다.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합(CABIA)에 따르면 CATL의 국내 시장 설치 배터리 점유율은 상반기에 약 3%p 증가해 46.4%에 이르렀다.
◆가격 전쟁에 치열한 기술 경쟁 벌어져 = 하지만 후발업체의 추격으로 CATL의 설비 이용률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전기차 부문에서 가격 전쟁이 시작된 해였다. 배터리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CATL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제조업체의 가격 인하 압력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러나 2, 3위권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계속 생산량을 늘리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2023년 CATL의 가동률은 70.5%로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65.3%로 더 떨어졌다.
경쟁사인 SVOLT 에너지 CEO 양홍신은 지난 7월 열린 기업 행사에서 “이전에는 2, 3위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낮췄지만 이제는 업계 선두주자(CATL)도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BYD는 2021년 비용 효율적인 리튬 철 인산염(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출시해 에너지 밀도 중심에서 저렴한 가격 중심으로 시장을 전환시키며 배터리 산업의 주요한 경쟁자로 남아 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BYD는 장거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통해 중저가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테슬라나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등이 개발 중인 건식전극 제조공정 같은 혁신 기술은 비용을 절감하고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여 향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지만 CATL은 아직 이 기술을 채택하지 않았으며, 2027년에 소규모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CATL, ‘배터리 교체’에 더 집중 = 대신 CATL은 ‘배터리 교체’에 더 집중하고 있다. 고출력 초고속 충전 기술이 개발 병목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교체는 전기차 충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배터리 교체 기술 실무그룹 리더인 린샤오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초고속 충전에만 의존하는 것의 한계를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면서 “도시 및 저개발 산업 지역에서는 기존 전력망 인프라가 불충분한 경우가 많고 새로운 전력망 구축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교체를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섀시는 CATL의 또 다른 관심 분야다. 스케이트보드 섀시는 비싸고 제작하기 어려운 자동차 부품 중 하나다. 이를 제조하면 배터리 제조에서 가치 사슬을 한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CATL은 2018년에 차량 섀시에 배터리를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이후 2021년 자회사 CATL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이 자회사의 총책임자인 양한빙은 “케이트보드 섀시 시스템을 사용하면 부품에서 규모의 경제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자동차 제조업체가 18개월마다 신차를 출시할 수 있다”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는 연구 개발 비용을 60~70%, 하드웨어 비용을 약 5%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