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배타적사용권 취득, 새 상품보다 특약·서비스 중심
건강·상해보험 등 제3보험 취득 늘어나
최근 보험산업에서 새로운 보장담보보다 특별약관이나 서비스 중심으로 신상품 개발이 이뤄지면서 배타적사용권 취득도 이 부분으로 쏠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8일 보험연구원이 낸 kiri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이전에는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 중 생명보험의 경우 30%, 손해보험의 경우 20%가 특약・서비스만으로 구성된 상품이었으나 2021년 이후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57%, 32%로 그 비중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현재 다양한 보장담보가 충분히 제공되고 있음에 따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독창성・진보성・유용성이 있는 차별화된 상품이 출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편의성・접근성이 뛰어난 새로운 특별약관, 제도성 특약, 서비스 등의 개발로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해 여러 상품에 부가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이 개발하는 서비스에는 특정 조건 충족 시 보험료 일부를 환급해 주는 서비스, 질병 예방 및 건강관리를 위한 케어 서비스 등이 있다.
2001년 12월부터 보험산업에서는 금융 신상품 개발 촉진 등을 위해 기존상품과 구별되는 독창성이 있는 신상품에 대해 일정기간 독점적 판매권한을 부여하는 ‘배타적사용권’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은 신상품 개발이익을 보호하고 상품복제에 따른 무임승차 가능성을 막고, 상품의 독창성, 진보성, 유용성, 노력도 등을 반영해 배타적사용권은 최대 12개월까지 주어진다.
신청이 이뤄지기 시작한 2002년부터 2024년 7월 1일까지 생명보험의 경우 총 193건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 중 152건이 승인됐으며, 손해보험의 경우 총 153건의 신청 건 중 131건이 승인됐다.
2016년 4월 이후 배타적사용권 취득 상품 중 생명보험의 66%(88건 중 58건), 손해보험의 81%(121건 중 98건)가 건강·상해보험 등 ‘제3보험’ 영역과 관련이 있는 상품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소비자의 수요가 탄력적인 제3보험 영역의 상품은 단기적인 매출로 직결될 수 있다”면서 “배타적사용권이 소비자 혜택에 일정 부분 기여하나, 실질적인 보장공백을 해소해 주는 상품판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판매채널의 판매수단으로 사용된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고령화가 가속됨에 따라 잠재적으로 큰 시장규모를 지닌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노후 건강관리와 관련된 보장공백이 새롭게 조명됨에 따라 배타적사용권의 적극적인 활용이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는 “보험회사들은 보장성보험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융합한 상품을 통해 보장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으며, 향후 현행 배타적사용권 최대 효력기간인 12개월을 부여받는 상품의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7월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보험 미진입 영업인 경도인지장애와 최경증치매 진단 시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치매 맞춤형 돌봄로봇을 제공하는 치매보험 상품을 개발해 12개월의 개발이익 부여를 신청한 바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