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선진화 전략 큰 축 ‘복제의약품 수출 활성화’
미국 유럽 선진국도 제네릭약 부족 경험
국내 제약기업 선제적 적극적 도전 필요
국내 제약산업 선진화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혁신신약 개발과 함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제네릭(복제) 의약품 개발과 수출이 당면 과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유승래 동덕여대 약학대 교수는 최근 발행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 브리프 8월호에 “글로벌 제약시장은 의료기술 선진화와 재정지출 합리화를 바탕으로 품질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제네릭 의약품의 요구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전통적 제네릭 기업과 글로벌 신약 기업들도 위임형 제네릭 제휴 등 시장방어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도 선제적·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사가 특허만료전 타제약사와 계약을 통해 직접 또는 위탁 생산한 제네릭을 말한다.
◆국내외 제네릭 의약품 시장 현황 = 글로벌 제네릭 시장은 2022년 약 3356억달러 규모다. 2016년부터 연 6.36%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지역 단위로 북미(41%), 유럽(27%), 아시아-태평양(24%) 시장이 전체 92%를 차지한다.
혈관질환(30%), 당뇨(19%), 중추신경계(14%) 시장이 전체 63%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항암제(8%) 피부용제(6%) 호흡기계(3%)로 차지한다. 향후 항암제 제네릭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전망된다.
여전히 고형경구제 시장 비중이 67%로 가장 크다. 하지만 주사제(7.4%↑) 국소제제(7.2%↑) 비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역 소매약국이 가장 큰 유통 채널(53%) 병원 약국(35%)은 질환 및 환자 특성 등의 임상적 요인과 연관되어 특수성이 존재한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약국 유통채널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글로벌 제네릭의약품 매출액 1위는 노바티스(92억4000만달러) 2위 테바(86억달러) 3위 비아트리스(63억3000만달러)를 비롯해 상위 5개 기업이 전체 제네릭 시장의 8.8.%를 점유하고 있다.
빅파마들의 전략은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와 파이프라인 정비 등 효율화 △특허 도전을 통한 퍼스트 제네릭 개발 △고부가가치 제네릭 개발을 통한 차별화 △원료의약품의 자체 생산 및 활용 역량 강화 등으로 확인된다.
국내 제네릭 시장은 2022년 77억7000만달러로 글로벌 시장의 2.3% 비중이다. 심혈관(24%), 당뇨용제(15%) 보다 소화계·항생제·진통소염 등 기타 적응증(31%) 비중이 글로벌 평균(20%) 보다 큰 게 특징이다. 또한 일반 브랜드(86%) 시장이 크고 주사제(23%) 국소용제(9%) 비중이 글로벌 평균보다 높다.
◆글로벌 의약품 공급부족 빈발, 수출 기회 = 각 지역 및 국가별로 여러 효능군 및 제형군마다 품절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OECD 가입국 집계에 따르면 2017~2019년 동안 공급부족 의약품의 절반이상이 신경계 심혈관계 항감염제였다. 2020년 이후에도 미국과 유럽 신경계 심혈관계 의약품 품절이 지속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제약시장이자 글로벌 신약 최고 발매국 지위이지만 리도카인·부피바카인 등 다수 WHO 필수의약품 공급부족 상황이 발생하며 공중보건 위기와 자급화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중국도 2018 ~ 2021년 공급 부족 현황 조사 결과에서 심혈관계·신경계 뿐 아니라 항암제부터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까지 환자 진료상 필요도 및 긴급성이 높은 약물의 품절이 다수 발생했다.
때문에 보건의료·제약 선진국에서는 제네릭 의약품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미국의 경우 2018년 이후 연간 200여개 이상 필수 의약품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 공급부족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지속적 제네릭 가격하락과 소수 제조업체 의존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진통제·항생제 품절을 겪은 스위스를 비롯해 유럽도 지난 10년간 판매되어온 제네릭 총 품목수 26% 감소 사례가 보고됐다. 중국·인도 의존도, 소수 제조업체 의존성 외에도 ‘동일성분 최저가 참조가격제’ 등 과도한 규제가 제네릭 수익 악화와 공급중단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도 2023년 6월 기준 전체 의약품의 약 1/4 품목이 공급 정지 또는 출하 제한 상태다. 이 중 75%(1892품목)가 제네릭으로 확인되며 사회적 문제가 제기됐다. 제조시설의 GMP 위반과 반복적 품질문제는 물론 다수 업체 간 복잡한 위수탁 제조·공급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유 교수는 “국내 제약산업계는 글로벌 파마와 단순가격 경쟁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K-제네릭의 우수한 품질과 개량신약 등 기술력 활용, GMP 제조소 위탁생산, 수출목적형 공장설립, 현지 특허법인과 소송전략을 수립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네릭 의약품 수출 세부 전략 = 제넥릭 의약품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약품 특성을 고려한 맞춤 전략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동남아·중남미 지역 위주로 소화관 및 대사 질환 중심의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선진시장 대상으로 수요 및 성장세가 높은 심혈관계, 중증질환군으로 확장, 수출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제형군은 시장성을 볼 때 경구고형제와 주사제가 가장 유효하다. 하지만 기존 생산 시설로부터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점안제와 내용액제 등 특수 제형도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발전적·도전적 관점에서 더 큰 제약시장이자 각 지역의 규제 선도국가인 북미(미국), 유럽(독일), 아시아-태평양(일본)으로의 진출 모색이 필요하다.
미국은 의료인 처방행태 평가, 병원급 포괄수가제 등 약제비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독일은 동일성분 또는 효능군 그룹 내 참조가격 방식 적용하며 일본은 오리지널 대비 50% 내지 40%(10개 이상 등재 시) 약가로 산정한다.
수출 품목을 선정할 때 국제적 공중보건 이슈와 진료상 필요도가 고려해야 한다.
특허만료 도래 성분 또는 시장성을 고려해 특허 만료 후 제네릭 의약품 발매가 저조한 특허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수출 유망품목으로서 ‘특허 도전 및 회피를 통한 퍼스트 제네릭 의약품’에 중점을 두면서, 기술적 진입 장벽과 개발 난이도가 존재하는 제형(주사제, 흡입제 등) 위주로 선별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유 교수는 “향후 ‘규제정책 선진화 + 가격 경쟁력 강화 +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주요 지향점으로 삼아, 기업은 국내외 제네릭 시장 현황과 중점국가 제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사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유망품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