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개인 향한 부당 비판, 엄정 대응”
김복형 헌법재판관 후보자 “법관증원 필요”
검사 탄핵 등 민감한 이슈엔 답변 피해
김복형(사법연수원 24기)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법관 개인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비판에 대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법관은 공정한 재판에 영향이 없도록 신중한 처신도 강조했다. 다만 현재 논란이 많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검사 탄핵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10일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에 따르면 김복형 후보자는 ‘정치적 압박 등으로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의원들의 질의에 “사회 여러 세력으로부터 재판의 독립,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합리적 비판이 아닌 법관 개인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비판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법관이 소신을 가지고 양심에 따라 재판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시급한 사법 현안에 대해서는 “충실하고도 신속한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재판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무엇보다도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고 사법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신속하고 충실한 재판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건의 난이도가 증가하고 재판의 충실성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사법부의 인적 자원이 부족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며 “결국 법관, 재판연구원 등 사법부 인력의 증원과 획기적인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평생법관제도를 해법으로 제시하며 “기존에도 원로법관 제도, 법원장 순환보직제도, 전담법관제도 등 평생법관제를 위한 여러 방안들이 시행돼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정년까지 근무하는 법관들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공적인 정착을 위하여 여러 제도적 기반에 대한 검토가 충실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법원 신설, 전문법관 제도 확대 등 법관 및 법원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헌재의 사건 처리 지연에 대해서도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말이 있듯이, 헌법재판소 구성원 모두가 신속한 결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아울러 인력보충과 심리의 효율화를 위한 헌법재판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임용을 위한 법조 경력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김 후보자는 “7~10년의 법조 경력을 가진 법조인이라면 해당 법조 직역에서 이미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며 “그중에서도 훌륭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얼마나 법관으로 전직을 희망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현재 진행 중인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의에는 답변을 피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비공개 방문조사, 청탁금지법의 처벌조항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탄핵’,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개인적 견해를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재판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만, 임명을 위해 국회 표결을 통한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나오지 않는 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다음 달 20일 퇴임하는 이은애 재판관 후임으로 지명한 김복형 후보자가 그대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