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티메프 법정관리인 선임…기존 경영자 류광진·류화현 배제
회생계획안 올해 연말까지 마련 … 채권자, 내달 24일까지 신고해야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가 법인 회생절차를 밟는다. 두 회사는 제3자 법정관리인이 관리하고, 조사위원이 자산·부채 등 기업가치를 조사한다.
서울회생법원 회생합의2부(재판장 안병욱)는 10일 “채권자협의회 의견조회 결과, 회생절차 개시에 대해 동의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티메프의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티메프가 지난 7월 29일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지 44일 만이다.
법원은 먼저 기존 경영진에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다고 봐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재판부는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가 아닌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티메프의 경영은 조 전 상무가 기존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대신 맡는다. 조 전 상무는 2013년 10월 동양그룹 계열사 5곳이 법정관리의 회생절차에 들어갈 때 동양인터내셔널의 제3자 관리인으로 참여했다. 동양인터내셔널은 2019년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채권자들은 다음 달 24일까지 법원에 채권을 신고해야 한다. 다만 티메프가 다음 달 10일까지 제출하는 목록에 포함된 채권자는 신고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채권자 목록에 등록하지 않으면 추후 회생절차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회생계획 인가 결정 후에는 채권이 사라진다.
특히 채권자들은 법원이 “채권자가 10만명에 달해 막대한 송달비용이 우려된다”며 송달을 진행하지 않고 주요일정을 법원 홈페이지와 일간신문 공고로 갈음하기로 해 주의해야 한다. 법원 관계자는 “채권을 신고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 인가 후 권리를 상실하기 때문에 티메프측이 채권자 목록을 빠짐없이 잘 제출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법원은 한영회계법인을 두 회사의 조사위원으로 선정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자산과 부채 등 기업가치를 조사해 기업 계속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한다. 한영회계법인이 이를 담은 조사보고서를 11월 29일까지 제출하면 법정관리인은 이를 토대로 회생계획안을 마련한다. 계획안 제출기한은 12월 27일이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 관계인집회를 열어 채권자들의 동의여부를 묻는다. 채권자가 동의하면 재판부는 같은 날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을 한다. 채권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계획을 수정하거나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도 있다.
이날 재판부는 두 회사 대표에게 “회생으로 가기 위해선 매각과 투자유치가 필수”라며 “두 대표가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광진 대표는 회생절차 개시 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 채권자 목록 작성과 회생 절차에 필요한 업무를 빠르게 수행하도록 관리인을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별개로 기업인수·합병(M&A) 파트너 구하는 노력은 계속 이어가겠다. 12월에는 M&A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