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능성…카드사 영향은 과거보다 적을 듯

2024-09-12 13:00:03 게재

3년마다 시행되는 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재산정 주기가 도래하면서 올해 말 재산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노조는 ‘마른 걸레 쥐어짜기’ 식으로 이뤄지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사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낸 ‘가맹점수수료율 변경 주기 도래와 신용카드사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높아진 조달비용 부담을 감안하면 가맹점수수료율이 큰 폭으로 인하될 가능성은 높지 않고 현재 영세가맹점에 적용 중인 가맹점수수료율이 0.5%로 이미 매우 낮기 때문에,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더라도 절대적인 수익 감소폭은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률(수수료금액/카드이용금액)은 2016~2018년 약 1.5%, 2019~2021년 약 1.4%, 2022~2024년 상반기 약 1.3%이다. 올해 말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될 경우 2025년 가맹점수수료 수익률은 1.2~1.3%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된 수수료율 하락에 대응해 카드사들이 수익기반을 다각화하면서 가맹점수수료에 대한 수익의존도를 줄이면서 부정적 영향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

카드수익에서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46.7%에 달했으나 2024년 상반기 30.2%로 하락했다.

반면 카드론이자, 할부카드수수료, 연회비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상반기 26.1%, 18.5%, 7.7%까지 상승했다. 시기별로 2019~2021년에는 카드론이자 비중이 확대됐고, 2022년부터는 할부카드수수료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회비수익의 경우 카드수익 내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수익기반에 보완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지속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들은 소비자의 카드이용대금 증가에 따른 카드이용실적 개선과 강도 높은 비용관리로 우수한 실적을 유지해왔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카드사의 영업환경 및 비용 전망을 감안하면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대응력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본원적 수익기반인 신용판매자산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이용대금 성장세가 둔화되고 제반비용이 증가하는 경우 수익성 저하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카드론, 비카드자산 등 대체 수익기반의 리스크 관리가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용카드 우대가맹점수수료율은 2012년 1.5%에서 현재 0.5~1.5%로 줄었다. 우대가맹점 대상은 연매출 30억원 이하로, 전체 가맹점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 우대가맹점 대상(연매출 2억원 이하)이 전체 가맹점의 68%이었던 것 대비 크게 확대됐다. 매출액 3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에는 0.5%, 연매출액 10억~30억원의 가맹점에는 1.5%가 적용되고 있다.

우대가맹점이 아닌 경우 가맹점별로 비용을 산정해 수수료율을 책정하며, 수수료율 상한은 2.3%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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