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민원처리 속도 높였지만 ELS 민원 폭주에 ‘빛바래’

2024-09-12 13:00:01 게재

올해 상반기 은행 민원 65.9% 증가

전체 금융민원 5만6천건, 16% 늘어

민원처리 2.1%↑, 처리기간도 단축

금융감독원이 금융민원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 기초 주식연계증권(ELS) 피해로 민원이 폭주하면서 빚을 바래게 됐다. 12일 금감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금융민원 접수건수는 5만6275건으로 전년 동기(4만8506건) 대비 16.0%(7769건) 증가했다.

홍콩 H지수 기초 ELS 관련 민원으로 은행권 민원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은행 민원은 1만4080건으로 전년 동기(8486건) 대비 65.9% 증가했다. 민원 유형별 비중을 보면 펀드가 27.8%로 가장 높고, 여신(24.3%), 신탁(16.4%), 보이스피싱(6.5%), 예·적금(5.6%)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 74건에 불과했던 펀드 민원은 올해 상반기 3918건으로 급증했다. 반면 여신 관련 민원은 같은 기간 4665건에서 3414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과 맞물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하반기에는 여신 관련 민원이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서민 민원은 1만1836건으로 전년 동기(1만725건) 대비 10.4%(1111건) 증가했다. 신용카드사 민원이 7.2%, 신용정보회사 민원이 18.8% 증가한 영향이다.

생명보험사 민원은 6586건으로 8.1% 감소한 반면, 손해보험사 민원은 1만9668건으로 10.1% 증가했다. 생명보험 민원 감소는 보험모집(12.5%)과 보험금 산정 및 지급(15%) 민원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손해보험 민원의 경우 보험금 산정 및 지급(17.5%) 민원이 늘고 계약의 성립 및 해지 민원(30.0%)도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민원 발생 건수가 많아졌다. 특히 실손보험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대한 민원이 349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금융투자 민원은 410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은행권을 제외하면 민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했다.

금감원의 민원처리 건수는 올해 상반기 4만9941건으로 전년 동기(4만8902건) 대비 2.1%(1039건) 증가했다. 2022년 상반기 4만734건과 비교하면 22.6% 증가했다.

민원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전체 민원에 대한 평균 처리기간은 35.3일로 전년 동기(48.9일) 대비 13.6일 감소했다. 일반민원은 13.5일로 0.4일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분쟁민원은 103.9일에서 79.8일로 대폭(24.1일) 줄었다.

민원 수용률은 37.2%로 전년 대비 2.3%p 증가했다. 일반민원은 33.5%로 2.3%p 증가했고, 분쟁민원은 44.5%로 4.2%p 늘었다.

금감원은 “유형별 집중처리, 현장조사, 회신문 표준화 등 효율적 처리방안을 적극 이행한 결과 분쟁민원 처리 기간이 대폭 감소했다”며 “적체 민원 해소, 처리기간 단축 등 민원처리 효율화와 함께 소비자 피해예방 및 구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손보험과 관련된 소비자 유의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안내해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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