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음식업 5개 중 1개 폐업…“코로나때보다 어렵다”

2024-09-12 13:00:08 게재

전체 폐업률 10.8%로 상승, 창업 대비 폐업률 80% 육박 안도걸 “고물가 저성장 내수침체 3중고에 자영업자 위기”

지난해 소매업과 음식업 폐업률이 2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들던 전체 폐업률은 반등했고 10개를 창업하는 동안 8개가 문을 닫았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때보다 힘들고 자영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

12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을)은 국세청이 제출한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을 근거로 지난해 폐업신고한 개인사업자는 91만개로 전년대비 11만개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체 개인사업자 843만개 중 폐업률이 10.8%에 달했다. 1년 만에 0.9%p 상승하면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폐업률은 2016년 14.2%이후 계속 감소해 2022년에 10.0%까지 하락했지만 지난해 상승 전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힘들었던 2019~2022년에도 폐업률은 12.7%에서 2.7%p 하락했는데 엔데믹이후 다시 상승세를 돌아선 셈이다.

업태별로 보면 대표적인 자영업인 소매업과 음식업의 폐업률이 가장 높았다. 소매업은 129만개 중 27만개가 문을 닫아 20.8%의 폐업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음식업은 79만개 중 15만개가 문을 닫아 폐업률은 19.4%에 달했다. 음식업 폐업률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5%% 하락했지만 지난해 2.4%p 상승해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차관출신인 안 의원은 “방역과 영업 규제로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었던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도 창업자는 늘고 폐업자는 감소했다”며 “코로나 시기보다 더 어렵다는 자영업자의 하소연은 통계적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고물가와 내수침체로 음식업은 코로나보다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신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은 79.4%까지 뛰어올랐다. 115만개 개인사업자가 문을 여는 동안 91만개가 문을 닫았다.

2013년(86.9%)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수치는 전년 66.2%보다 13.2%p나 급증해 10년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증가폭도 역대 최대수준이다.

제조업은 창업보다 폐업이 더 많아 103.7%를 기록했고 도매업(101.4%), 부동산임대업(96.4%)이 뒤를 이었다. 음식업은 지난해 15만 9000개가 문을 열고 15만 3000개가 문을 닫았다.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이 96.2%였다.

과세유형별로 보면 영세한 간이사업자의 폐업률이 15.2%로 일반사업자(9.9%) 보다 5.3%p 높았다. 공급가액 8000만원 미만의 영세한 개인사업자들이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소매업과 음식업, 간이사업자 등 대표적인 영세자영업자의 폐업률이 크게 상승했다”면서 “지금 밑바닥 경기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했다. “고물가와 저성장, 내수침체의 3 중고에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팬데믹보다 더 어렵다”며 “정부는 자영업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내수를 살릴 수 있도록 재정의 경기대응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역별 폐업률을 보면 인천이 12.1%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는 광주(11.8%), 울산(11.7%), 대전(11.6%)이 이었다. 자영업이 많은 지방 광역시의 자영업 폐업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폐업률이 10.2%인 제주는 전년보다 1.6%p 오르며 상승폭이 가장 큰 지자체였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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