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해외투자금 … 비자금 의혹

2013-08-26 13:19:22 게재

검찰, 800억원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수사 착수

검찰이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에 대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는 NHN이 해외 계열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법인 설립 및 투자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포착하고, NHN 본사와 일본법인의 투자사업 계획과 송금 등에 대한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NHN과 일본법인인 NHN재팬은 약 800억원을 들여 현지 인터넷 포털 '라이브도어'를 인수하고, 현지법인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신고 절차를 일부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이브도어'는 블로그 특화 포털사이트로 일본 블로거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NHN은 2010년 이 사이트를 인수했다.

앞서 세관당국은 NHN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현지법인 등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NHN재팬에 5~6회 정도 지급보증을 서면서 신고를 빠뜨린 사실을 확인하고 NHN법인과 재무담당 이사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현행법상 해외 자회사나 현지 법인이 손자회사나 관계사에 투자할 때 해당 거래내역을 당국에 신고해야 하고, 50억원이 넘는 외국환 거래를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고발할 수 있다.

검찰은 NHN이 해외법인을 통해 투자금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NHN 측은 "국내에서 해외 자회사로 송금할 때 당국에 신고를 했으며, 다만 현지법인이 손자회사나 관계사에 투자할 때 일부 신고절차가 실수로 누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세관과 검찰은 인터넷 게임업체들도 해외투자 관련 신고를 누락한 정황을 포착하고 투자계획서 등 관련서류를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은 대형 포털 업체의 자회사인 게임업체들이 투자 명목으로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NHN의 온라인 프로야구 게임개발사인 '와이즈캣'도 2011년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바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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