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응급실 대란은 일단 막아냈지만

2024-09-19 13:00:03 게재

진료 지연·병원 선정 어려움 이어져 … 환자단체 “이송체계 정밀화 필요”

우려됐던 추석기간 응급실 이용 대란은 없었다. 하지만 응급 이용할 병원을 정하는 어려움을 겪거나 진료가 지연되는 사례는 이어졌다. 환자단체는 이송체계를 보다 정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9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추석기간 문을 연 병의원은 이전보다 많아졌고 응급실 내원 환자가 20% 이상 줄어드는 등 중환자 중심으로 응급실들이 운영되면서 큰 혼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추석 이후 응급실 상황은? 추석 연휴인 1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환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중증 응급진료 여건이 좋지 않았고 의료인력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응급의료 현장 의사·간호사·직원분들의 헌신과 노력, 국민 여러분의 높은 시민의식이 함께 작용해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중증환자 중심으로 작동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문을 연 의료기관 수는 하루 평균 9781곳이었다. 당초 예상했던 8954곳보다 827곳 많았다. 작년 추석 연휴 기간 520곳보다 95%, 올해 설 연휴 기간 3666곳보다 167% 늘어났다. 전국 411곳의 응급실 중 3곳을 제외한 408곳이 연휴 기간 매일 24시간 운영됐다. 세종충남대병원도 14~15일에는 주간만 운영됐고 16일부터 24시간 운영 중이다. 건국대충주병원과 용인 명주병원은 추석 연휴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내 의료원과 병의원의 협조로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이번 연휴 응급실 내원 환자는 하루 평균 2만7505명으로 지난해 추석 3만9911명, 올해 설 3만6996명보다 20% 이상 줄었다. 중증·경증환자 모두 줄었다. 응급실에 온 중증환자 수는 하루 평균 1255명이다. 지난해 추석 1455명과 올해 설 1414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특히 경증환자는 하루 1만6157명이 응급실을 찾아 지난해 추석 2만6003명, 올해 설 2만3647명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이와 같이 응급실 이용에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응급환자 진료지연과 병원 선정이 어려웠던 사례는 이어졌다.

복지부에 따르면 14일 충북 청주에서 25주 임산부가 양수 유출로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으나 75개 병원의 수용 거부로 신고 접수 6시간 만에 치료를 받았다. 광주에서는 15일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가 광주 소재 의료기관 4곳에서 수용을 거부해 전주에 이송돼 접합수술을 받았다.

관련해서 이송단계에서 환자에게 적합한 의료기관을 정하는 과정을 보다 정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의 응급 상황에 적합한 의료기관을 맞춤형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청북 청주 25주이내 조기분만이 필요한 임신부를 진료하거나 손가락이 절단돼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적합한 의료기관은 지역단위로 보면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의료기관을 수소문할 필요가 애초 적다”며 “이송단계에서 갈 의료기관을 실시간 확인 가능한 시스템을 보다 정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응급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응급실 자체 여유 인력을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정밀화해 뺑뺑이나 진료 지연을 최대한 줄여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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