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이냐 필리버스터냐’ 고심하는 여당
‘김건희 특검법’ 필리버스터에 부담
“본회의 전 의총에서 의견수렴해 결정”
국민의힘이 야권의 쌍특검법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본회의 보이콧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9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 3개 법안에 대한 야권 단독 처리가 예정돼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오늘 김건희 특검법·순직해병 특검법·지역사랑 상품권법을 처리하겠다”면서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세우라는 국민명령이자 민생을 바로세우라는 최우선 비상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민생개혁법안 처리를 막을 것이냐”면서 “용산 눈치는 그만 보고 입법부의 일원으로 공정과 민생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여당이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여권 내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지난 번에도 의원들이 며칠을 밤 새워가며 무제한 토론을 해봤지만 효과가 있었느냐에 대해 의원들 사이에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고민은 다른 법안에 대해선 필리버스터로 국민들에게 여론전이라도 펴볼 필요성이 있을 수 있지만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이 건을 놓고 국회에서 길게 토론하는 게 과연 여당에 이득이 되겠느냐는 고민이다. 다른 여당 의원은 “여당 지지층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호감도가 그리 높지 않다”면서 “여당 의원들이 나서서 24시간 동안 (김 여사 특검법) 토론을 한다는 게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본회의 자체를 보이콧하는 방안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19일) 본회의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본회의에 올라온다는 3가지 법안들 모두 국정을 훼방하고, 세금을 함부로 살포하고, 위헌적인 법안”이라면서 “필리버스터 통해 (부당함을) 알릴지, 보이콧해서 결연한 자세를 보일지, 아니면 중간 단계로 할지 의총에서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8개 정도 이슈를 다룬다는데 이 중 5개는 이미 수사하고 있는 사안”이라면서 “수사결과가 나온 후 해도 늦지 않다. 특히 집요하게 대통령 부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 정략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형선·이명환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