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0.5%p 금리 인하…성장률 전망↓
고용안정 · 경제 연착륙 위한 선제적 대응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 증시↓채권 금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0%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고용시장 냉각을 막고 경제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연준은 이날 회의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하고 실업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경기침체를 더 우려하는 분위기다. 뉴욕 3대 증시는 약세 마감하고 채권금리는 급등했다.
미 연준은 18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에서 4.75~5.00%로 0.50%p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는 12명의 연준 위원 중 미셀 보우먼 이사를 제외한 11명이 빅컷에 동의했다. 지난 2022년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지 2년 6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그동안 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확신과 함께 경기부양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성명서를 통해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은 줄고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은 증가했다”며 “우리는 노동시장이 강할 때 이를 지지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오늘의 결정은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중 임무(dual mandate)의 양쪽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 최대 고용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strongly)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중 임무란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도 고용을 극대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정책 방향과 경제전망에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연준이 이날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 따르면 2024~2025년 말 점도표 중위수는 각각 4.375%와 3.375%로, 연내 추가 0.50%p 인하 가능성이 높다. 올해 내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이다. 내년의 경우 분기별 0.25%p의 점진적인 인하 가능성이 있다.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4분기 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은 2.6%에서 2.3%로 3월 전망치를 밑돈 반면, 실업률 전망은 4.0%에서 4.4%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지금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여주는 경기 지표는 없다”면서 “경제 성장률은 견조하고 노동시장도 굉장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늘의 인하가 향후 금리 인하 폭의 기준이 돼서는 안된다”며 향후 연쇄적인 빅컷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0.25%), S&P500(-0.29%), 나스닥(-0.31%) 등 3대 주요지수가 동반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0.39% 하락한 배럴당 70.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금리는 급등세로 전환했다. 미 연준이 공격적으로 단행한 금리 인하 조치가 “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신호를 전달하며 오히려 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가 19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감에 상승 출발했지만, 대형 반도체 종목이 급락하면서 장 초반 하락 전환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