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급증, 잔금마련은 빨간불
잔금납부용 전세금 대출 불가 … 1만2032가구 올림픽파크포레온 11월 입주 혼란
하반기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잔금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전세자금대출을 규제하면서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는 수분양자의 자금마련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엄격해진 가운데 주요 금융기관들이 신규 주택의 전세자금대출에 제한을 두면서 아파트 입주시장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특히 11월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초대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의 잔금 마련에 비상등이 켜졌다. 잔금을 전세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 신한 우리 농협 등 4개 은행은 집주인의 소유권 이전 조건 등이 붙은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했다. 소유권이 시공사에서 집주인으로 넘어오는 신규 분양주택에 대한 전세대출이 이에 해당한다. 즉 신축 아파트 입주 때 치르는 잔금으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집주인이 분양대금 일부를 세입자의 전세자금으로 충당하는 방식의 자금 조달이 4개 은행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특히 하반기 입주물량이 대거 몰리면서 이같은 입주대란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10월 아파트 입주물량은 전국 2만7848가구로 전월 보다 24%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총 1만332가구가 입주한다. 경기 지역의 입주물량이 많다. 안양시 만안구(2802가구), 오산시(1904가구), 안성(1370가구), 광명(1051가구) 등에서 입주가 진행된다.
특히 지방 입주물량이 8월 이후 2개월 연속 늘어 전체물량의 63%(1만7516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3498가구), 대구(2771가구), 충남(2345가구), 경북(2228가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물량은 연말에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통상 신규 아파트단지 입주가 연말에 몰려 있어 올해 하반기 입주물량이 큰폭으로 확대된다. 특히 서울은 초대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편 입주잔금 마련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아파트가격도 매달 오르고 있어 입주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지역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2.59% 오르면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1년 1월(2.5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융권의 대출규제 방침에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려고 했던 수분양자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며 “특히 1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대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대출가능여부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는 등 수분양자 및 입주예정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