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빚 못 갚아…지역신보 대신 변제 60%↑
올해 1.4조 대신 갚아, 10만건 육박
소상공인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가 대신 변제한 금액이 올해 1조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1조4450억원으로 전년 동기(9037억원) 대비 59.9% 증가했다.
대위변제 건수는 9만8186건으로 10만건에 육박했으며 전년 동기(5만7986건) 대비 69.3% 늘었다.
지역신보는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서고, 소상공인이 대출을 갚지 못하면 그 부담을 떠안아 대위변제를 해준다.
지역신보의 대위변제액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420억원, 4303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22년 5076억원으로 소폭 늘었고 지난해 1조7126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작년 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2조원을 넘어설 전망된다.
대위변제 건수도 2020년 2만5365건에서 2022년 3만889건으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 11만1758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7월까지 10만건에 육박하면서 전년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대위변제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 당시 금융지원 정책으로 버틴 소상공인들이 이후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위기를 견디지 못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출을 늘렸지만 경기침체로 상환 여력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의 핵심 부문인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물가 상승이 민간소비 회복의 지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대출을 크게 늘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월말 기준 455조7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말(329조9000억원) 대비 125조8000억원(38.1%) 증가했다.
소상공인 폐업도 늘고 있다. 올해 1~7월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88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4% 증가했다. 공제금은 2019년 6142억원에서 2022년 9682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1조2600원)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