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합 면세유 공급 손본다
임미애 의원 “특혜성 계약”
해수부 “국감 전 제도개선”
한국해운조합이 정유사로부터 면세유 등을 공장도 가격으로 공동 구매해 조합원(연안해운선사)들에게 공급하는 ‘석유규 공급사업’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 관계자는 24일 “해수부 감사실과 국회에서 잇따라 지적한 내용을 반영해 국정감사 전이나 이르면 이달 안에 관련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해수부 감사실은 올해 초 해운조합 조합원들에게 공급하는 석유류 공급사업자(용역업체)가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면서 장기간 사업을 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지난 5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도 23일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임 의원실은 이날 공직유관단체로 해수부 감사를 받는 해운조합이 최대 47년간 특정 용역업체들과 특혜성 계약을 맺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해운조합이 석유류 공급사업을 운영하기위해 26개(중복제외하면 23개) 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석유를 공급하고 있지만 한 번 계약을 맺고나면 추가 공고나 선정 절차 없이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면서 장기 계약이 유지돼 왔다는 것이다.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해당 업체들에게 지급된 용역비는 171억3600여만원 규모다.
임 의원실은 특히 해운조합의 임원들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계약을 유지하면서 공직윤리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해운조합 감사와 이사로 재직 중인 임원들이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업체와 각각 32년, 10년간 계약을 유지하면서도 거래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해운조합이 특정 용역업체들과 최대 47년 동안 특혜성 계약을 맺어왔고, 조합 임원들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이해충돌을 방치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조합은 23일 제23대 이채익 이사장이 취임식을 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성과를 거두는 조직을 만들겠다"라며 "취임 후 100일간 전국 현장점검을 최우선으로 진행해 이사장이 일선에서 조합원사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토대로 조합의 중·단기 플랜을 만들고 비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육상운송 중심의 정부 정책을 해상운송 중심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