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집’ 꽉막힌 저출생 돌파구 여나
1·2차 모집, 최대 경쟁률 216대 1
서울시 매년 4000호씩 공급 예정
만기도래 시프트 3만3천호도 활용
서울시 미리내집이 꽉막힌 저출생을 뚫을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24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혼부부의 주거 고민을 해결할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을 내년부터 매년 4000호씩 공급하기로 했다. 4000호는 1년에 결혼하는 서울 신혼부부(평균 4만쌍)의 1/10에 해당하는 숫자다.
미리내집은 오세훈표 장기전세주택 시즌2에 해당한다. 예비 신혼 부부 및 결혼한 지 7년 이내인 부부를 대상으로 분양전환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반값 전세로 불릴 만큼 주변보다 저렴한 전세로 들어갈 수 있으며 공공이 보증하는 주택이기 때문에 젊은층이 가장 불안해 하는 전세 사기 염려가 없다.
저출생 극복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자녀를 낳을 계획이 있는 신혼부부를 겨냥했다.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고 입주 이후 자녀 출산이 이뤄지면 최장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입주 이후 자녀 1명을 낳으면 소득, 자산 증가와 무관하게 2년 단위로 재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1명 이상 자녀를 낳으면 10년차 이후 평형대를 넓힐 수도 있다. 신혼부부들이 특히 눈여겨보는 것은 분양 전환 조건이다. 20년 후 분양전환 시 자녀가 둘이면 10%, 셋이면 20% 할인된 금액에 우선 구매 권한을 준다.
◆출발은 흥행, 지속적 공급이 관건 = 신혼부부 시프트에 대한 초반 관심은 뜨겁다. 둔춘주공(올림파크포레온)에서 실시한 1차 300세대 모집에 1만7929명이 신청해 6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보였다. 2차 모집도 평균 경쟁률이 50대 1에 달했다. 성북구 길음동에선 59㎡(유자녀) 3호 모집에 289명이 신청했고(96.3대 1), 구로구 개봉동에선 6세대 모집에 1296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216대 1)을 기록했다.
미리내집 공급의 긍정적 변수는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시프트 물량이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지난 재임 시절인 2007년부터 현재까지 3만3586호의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했다. 공급된지 20년이 지나 오는 2027년부터 해마다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기존 시프트를 신혼부부용으로 돌리면 물량을 추가할 수 있을뿐 아니라 더 큰 평형을 원하는 이들의 이주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게 시 관계자 설명이다.
현행 법은 일반 임대아파트 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임대를 신혼부부용 장기전세로 돌리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한시적으로라도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출생 문제가 국가 미래를 좌우할 시급한 사안인 만큼 신혼부부용 공급을 전폭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이를 위해 5대 5로 되어 있는 일반 임대와 신혼부부용 시프트 비중을 조정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종 조사에 따르면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 문제”라며 “결혼하는 부부 중 10%의 주거 고민을 해결한다면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최대한 물량을 발굴해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