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규모 광주시 금고 쟁탈전 시작
23~24일 신청서 접수해
배점기준 광주은행 유리
8조원 규모 광주광역시 금고를 관리하는 은행권 유치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23~24일 제안서를 접수한 뒤 오는 10월 평가작업이 진행된다. 하지만 배점기준이 광주은행에 지나치게 유리해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 금고 유치를 위한 은행권 제안서 접수가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열린 설명회에는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해 모두 11개 은행이 참석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제안서 접수가 이뤄지면 오는 10월 금고 지정심의위원회 평가를 통해 금고 관리 은행이 선정된다. 1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오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10개) 및 기금(1개)을, 2금고는 특별회계(4개)와 기금(18개)을 각각 관리한다. 광주시 올해 예산은 일반회계 6조3975억원, 특별회계 1조3793억원, 기금 4332억원 등 모두 8조2100억원이다.
지정심의위원회는 광주시의원 2명과 민간 전문가, 광주시 공무원 등 12명 이내로 구성한다.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은 금융기관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27점), 광주시 대출 및 예금 금리(20점), 시민이용 편의성(24점), 금고관리 능력(22점), 지역사회 기여 및 광주시와 협력사업(7점) 등이다.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은 행정안전부 예규(71호)인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을 기초로 만들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7월 금융권 안정성과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지원을 강화하는 점수를 신설했다.
일부에선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이 광주은행에 유리한 것으로 지적한다.
신설된 배점기준은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및 대손충당금 적립률(2점), 지역 재투자 실적 및 계획(6점), 수시입출금식 예금 적용금리(3점) 등이다.
향후 1개월간 현금 유출액에 대한 고유 유동성자산비율을 뜻하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및 대손 충당금 적립률은 지방은행에 비해 시중은행이 유리한 평가항목이다.
반면 지역 재투자 실적 및 계획은 지방은행이 훨씬 유리하다. 시민이용 편의성 항목에 지역 지점 수와 무인점포, 무인 인출기(ATM) 설치 대수(7점)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역사회 기여 역시 실적만 평가하기 때문에 금고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광주은행에 유리한 것으로 거론됐다. 실제 광주은행은 지난 1969년부터 55년간 광주시 1금고를 독점했다.
박희율(민주당·남구) 광주시의원은 “지방은행이 금고를 운영하는 게 좋지만 부산 대전에 비해 지역기여도가 너무 떨어진다”면서 “지역기여도 평가를 개선해 금고를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정심의위원회에서 별도로 세부 평가기준을 만들기 때문에 광주은행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