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졸자 역대 최대…취업난 더 심해져
올해 1180만명 졸업, 8월 청년실업률 18.8%
인터넷·교육·부동산 부문 부진에 일자리 줄어
올해 중국 대학 졸업생은 1180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일부 산업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생의 취업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인터넷, 교육, 부동산 부문에서 일자리가 줄어들었는데 신흥산업인 신에너지 자동차나 반도체 부문 등에서 이를 상쇄할 만큼의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23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한때 급속한 확장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효율성을 우선시하고 있는 가운데 도시 지역 16~24세 실업률이 8월에 올해 최고인 18.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채용 플랫폼 ‘51잡’의 인사 전문가인 펑리주안은 공격적인 채용의 시대에서 효율성과 비용절감의 시대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200~3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한 중견 소비재 기업의 인사 관리자인 허톈은 그 이후 많은 사람이 해고됐다고 말했다. 상장된 화학회사의 인사담당자인 장동은 올해 신입 졸업생 16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정원을 80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과거 공격적인 채용을 실시했던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졸업생들의 취업 관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대규모 채용을 벌였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은 최근 직원 수를 줄였으며, 특히 알리바바는 직원의 13% 이상을 감원했다.
중국 인민대학교 중국고용연구원의 마오위페이에 따르면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강화로 방향을 전환한 인터넷 부문은 올해 졸업생 전체의 10%도 안 되는 인원을 채용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교육 부문의 경우 한때 호황을 누렸던 산업이지만 숙제와 방과 후 과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이중 감축’ 정책으로 인해 올해 신규 졸업생 채용의 4% 이하로 일자리 수가 줄었다.
부동산 업계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올해 이 분야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신에너지 및 반도체와 같은 신흥 산업은 구직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분야이지만 채용은 선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고급 학위를 가진 전문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신에너지 자동차의 선두주자인 비야디(BYD)는 지난해 3만명에서 올해는 대학생 채용 규모를 절반 이상 줄였다. 한때 높은 연봉과 높은 인재 수요로 유명했던 반도체 산업도 냉각되고 있다.
51잡의 펑리주안은 “최근 기업들이 졸업생을 채용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고 경력자를 선호한다”면서 “캠퍼스 채용은 추가적으로 생긴 자리를 채우는 데 국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51잡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30% 미만이 작년과 같은 수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 졸업자들이 줄어든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의미다.
2024년 상반기 전국 도시 실업률은 5.1%였지만, 16~24세의 실업률은 14.9%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젊은 구직자들은 안정성이 높은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 공무원 후보자를 선발하는 표준화된 시험인 올해 국가 공무원 시험에는 3만9600개 자리에 300만명 이상의 지원자가 지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중소기업은 고용 불안정성으로 인해 외면받고 있다. 자오핀닷컴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4년 졸업생 중 12.5%만이 민간 기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임시 공공 부문 일자리 등의 단기적인 구제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시장 수요에 맞추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