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살인’ 도피범 국내로 송환
경찰청, 국제공조로 베트남서 검거
공범 2명도 체포돼 국내서 재판 중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한국인 살인사건 피의자 중 마지막 한명이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청장 조지호)은 지난 5월 태국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살인사건의 피의자 A씨를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사건 발생 직후 국내에서 1명을 검거하고, 캄보디아에서 1명 검거·송환한데 이어 마지막 피의자를 검거·송환함으로써, 피의자 추적·검거에 마침표를 찍었다.
A씨는 공범들이 검거되고, 경찰이 집요하게 추적하자 타인 신분증을 도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며 도피처를 옮겨 다녔다.
경찰청(국제협력관)은 도주 피의자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하는 한편 발생국인 태국을 비롯해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 인접 국가들과 공조해 추적·검거에 주력했다. 또 피의자를 핵심 도피사범으로 지정, 다양한 방법과 채널로 피의자의 소재 관련 첩보를 수집하며 끈질기게 추적해왔다.
해외 도피 중인 피의자를 검거하기 까지 경찰청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함께 수사팀의 첩보, 해외 파견 경찰관, 재외공관 등이 각각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특히 수사팀(경남청 형사기동대)에서 피의자 소재를 베트남으로 확인한 후 베트남 각지에 파견된 경찰주재관들은 현지 법집행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피의자 동선을 점검하면서 포위망을 좁혀갔다.
지난 11일 수사팀이 입수한 정보에 따라 경찰청은 이를 현지 공안과 재외공관(경찰 주재관)에 실시간 공유했다. 이 결과 현지 공안이 12일 베트남 소재 은신처를 급습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신속신병 인계를 베트남측에 지속 요청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외 도피한 주요 국외도피사범에 대해 끝까지 추적, 검거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원칙하에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타야 살인사건은 지난 5월 11일 태국 경찰이 파타야 한 저수지 물 밑에서 한국인 관광객 B씨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시신은 시멘트로 메워진 검은색 대형 플라스틱통 안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의 수사는 한국에 있는 B씨 어머니의 신고로 시작됐다. 앞서 5월 7일 B씨 어머니는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B씨가 마약을 버려 자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300만밧(baht·한화 약 1억1000만원)을 몸값으로 내든지 아니면 아들이 살해당할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B씨의 어머니는 곧바로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했으며, 대사관은 태국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체포된 공범 2명은 현재 법원에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금품갈취를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