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배추 부족, 김장철이 위험하다

2024-09-26 13:00:01 게재

10월 출하량도 3% 이상 감소 예측 … 재배면적 평년 대비 4.3% 줄어들 듯

여름배추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급등하자 김장철 배추 공급까지 불안해지고 있다. 정부는 여름배추 공급대책으로 수입을 확대하는 등 수급 안정에 나섰지만 가을배추 생산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7일부터 배추 수급 안정 명목으로 중국산 배추가 직수입된다. 초도물량 16톤을 시작으로 외국산 배추가 잇따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24일 오전 서울 한 마트에 배추 한 망에 4만9800원이라는 가격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정부는 일단 배추를 비축해 수급상황에 따라 도매시장 등에 내놓을 계획이다. 당장 수입배추가 가정용으로 소비되지 않을 전망이지만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외국산 배추를 대형마트 등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여름배추는 재배면적 감소와 생육기 극심한 가뭄, 이례적인 고온 현상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여름배추 생산량은 34만2000톤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6.6%, 8.5% 감소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9월 중순 배추 도매가격이 상품은 한포기당 9537원, 중품은 4114원, 하품은 1411원을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배추 생산이 정상화하고 있어 김장철 배추 공급은 원활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생산량 예측은 부정적이다. 농촌경제연구원 배추 예측전망을 보면 10월 배추 출하량은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3.3%, 3.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8~9월에 정식(모종을 심는 것)하는 가을배추도 농가의 재배 의향이 줄었다. 가을배추는 10월 이후 출하하는 것으로 김장김치 재료로 사용된다. 가을배추 재배(의향) 면적은 1만2870㏊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2.1%, 4.3% 감소했다.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출하시기 배추 시세가 낮아 농가들의 재배 의향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북 문경과 영양지역에서 배추 재배지가 전략작물직불금 대상인 콩으로 작목 전환한 사례가 늘었다. 8월에 배추를 정식한 강원도와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고온과 가뭄 등 기상여건이 악화하면서 생육 불균형이 발생, 재정식을 진행하면서 생산공급 시기까지 늦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배추 생산량 감소가 지속할 경우 김장철에도 수입산 배추가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과거 네차례 배추를 직수입했다. 2010년 162톤, 2011년 1811톤, 2012년 659톤, 2022 1507톤을 들여왔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번 수입 물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는 외국산이 가정용으로 소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가정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안으로 산지유통인과 농협이 보유한 국내산 배추 물량이 조기에 시장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출하장려금 지원을 확대한다. 농협도 계약재배 물량을 하나로마트 등에 직공급해 할인 판매하는 등 자체 수급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가을·겨울 배추를 심는 시기(정식기)에 배추 가격이 강세로 전환하자 농가들의 배추 생산 의향이 높아지고 있어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현재도 일부 수업업체들이 서울 가락시장에 수입 배추를 상장해 (시장에) 풀고 있지만 주 수요처는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김치 수출업체로 파악된다”며 “과거 정부가 신선배추를 수입했을 때도 가정 소비용으로 풀린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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