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100명 중 2명 학교폭력 경험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중·고보다 초등서 많아
초·중·고 학생 100명 가운데 2명은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첫 조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다. 또 피해 유형 가운데 성폭력과 사이버폭력 피해가 크게 늘었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1년에 두차례 시행되며 1차는 전수조사, 2차는 표본조사다.
1차 조사 피해 응답률은 2.1%로, 2013년(2.2%)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차 조사 피해 응답률도 1.7%로, 2018년(2.4%) 이후 가장 높았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겪었다는 학생 비율은 나이가 어릴수록 높았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은 올해 1차 조사의 경우 초등학교 4.2%, 중학교 1.6%, 고등학교 0.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0.3%p, 0.3%p, 0.1%p 높아진 결과다.
지난해 2차 조사에선 초·중·고가 각각 3.0%, 1.2%, 0.4%로 나타나 전년보다 0.1%p, 0.2%p, 0.1%p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학교폭력 신고 건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사안 접수 및 처리 현황’을 보면 2023학년도(2023년 3월~2024년 2월) 신고 건수는 6만1445건으로, 전년(5만7981건)보다 6% 증가했다.
가해자 유형(복수응답)은 ‘같은 학교 같은 반’이 48.4%, ‘같은 학년 다른 반’이 30.9%로 동급생이 79.3%를 차지했다. 피해장소(복수응답)는 △교실 안이 29.3%로 가장 많았으며 △복도·계단(17.1%) △운동장·강당(9.6%)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시간(복수응답)은 △쉬는 시간(31.0%) △점심시간(20.4%) △학교 일과가 아닌 시간(13.4%) 등의 순이었다.
피해 유형 중에서는 언어폭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1차 조사에서 언어폭력 피해응답률은 지난해보다 2.3%p 높아진 39.4%를 기록했다.
신체폭력 비중은 17.3%에서 15.5%로 떨어졌다.
사이버폭력은 6.9%에서 7.4%로 0.5%p 높아졌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사이버폭력 피해응답률은 초등학교(6.3%), 중학교(9.2%)보다 높은 10.4%에 달했다.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학교폭력의 양상이 변화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사이버폭력 피해응답률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SNS 학폭 등이 많았던 코로나19 유행 때인 2020년 12.3%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성폭력과 금품갈취는 각각 5.9%, 5.4%로, 지난해보다 0.7%p, 0.3%p 높아졌다.
반면 학교폭력 ‘방관자’ 비율은 줄었다.
올해 1차 조사 학폭 목격응답률은 5.0%로, 지난해보다 0.4%p 높아졌다. 학교급별 비율은 초등학교 8.5%, 중학교 5.1%, 고등학교 1.4%였다.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응답과 ‘목격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은 올해 1차 조사와 지난해 2차 조사에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신고 비율은 올해 전수조사의 경우 지난해와 동일하게 92.3%였지만, 지난해 표본조사 때는 91.8%로 전년보다 0.4%p 올랐다.
목격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비율은 올해 전수조사 68.4%, 지난해 표본조사 66.4%로, 전년보다 각각 0.1%p, 1.3%p 높아졌다.
가해응답률은 올해 전수조사의 경우 1.0%로 지난해와 동일했고, 지난해 표본조사 때는 1.8%로 전년보다 0.1%p 높아졌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