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주담대 증가세 둔화
지난주까지 4조5500억원 ↑
신규 대출수요 여전히 강해
금통위 앞둔 한은, 추이 주목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시행과 개별 은행의 금리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규 주담대는 여전히 수요가 강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시장 안정화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이 이달 26일까지 취급한 주담대 순증액은 전달 대비 4조545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4월(4조3433억원)이후 매달 꾸준히 증가하던 추세는 8월(8조9115억원)을 정점으로 둔화세를 보였다. 전체 가계대출은 8월보다 4조1276억원 늘었다. 신용대출(-1295억원) 순증액 등이 전달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달 신규로 집행한 주담대 규모는 7조8466억원으로 8월(11조1465억원)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둔화세는 더딘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9월은 추석 연휴 3일을 뺄 경우 하루 평균 신규취급액이 3412억원으로 8월(3596억원)에 비해 5% 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고, 7월(34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9월부터 시작됐더라도 주담대 신규취급액이 갑자기 줄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11일)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도 주담대 증가세 추이에 주목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26일 금융안정보고서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9월 들어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정부의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성환 한은 금통위원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상승 모멘텀(동력)이 확실하게 둔화할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며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그만큼 녹록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