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법인 유치한 지자체, 세수 감소 ‘직격탄’
경기 이천 81%, 경기 수원 77% 감소해
위성곤 “교부세 급감까지 겹쳐 대책 시급”
올해 30조원 규모의 국세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법인들이 납부하는 지방소득세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상황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지방교부세 감소에 이어 ‘엎친데 덮친 격’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30일 지난해 지방소득세 세입 규모 상위 20개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지자체의 올 상반기 지방소득세 징수액은 3조 53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조 2786억원에서 33.1% 줄었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지방소득세 규모가 쪼그라든 것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인지방소득세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인지방소득세는 법인의 전년도 귀속 소득에 과세하는데 매년 4월말까지 사업장이 있는 지자체에 납부하는 세금이다.
지방소득세 상위 20곳 지자체의 올 상반기 법인지방소득세 징수액은 1조681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2529억원에 비해 48.3% 감소했다.
법인지방소득세입 감소폭이 가장 큰 지자체는 SK 하이닉스 본사와 사업장이 위치한 경기 이천시로 올 상반기에 379억원을 징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1978억원에서 80.9%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 본사를 둔 경기 수원시는 법인지방소득세로 올 상반기에 596억원을 징수했다. 전년동기(2 585억원) 대비 77% 감소한 규모다. GS 칼텍스가 소재한 전남 여수시는 전년동기 (1600억원 )대비 69.3% 줄어든 491억원을 징수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있는 경기 평택은 65.9%,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위치한 충북 청주 65.9%, LG전자 등 대기업이 밀집한 경북 구미는 62.6%, 석유화학단지가 입주한 울산 남구는 53.7%의 법인지방소득세 급감을 맞았다.
경기 용인(49.1%), 충남 천안(40.8%), 경기 화성(40.8%), 경기 부천(37.6%), 경기 고양(36.3%), 경기 성남(32.9%), 경기 안산(31.9%) 역시 30%이상의 법인지방소득세 감소를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위 의원은 “법인지방소득세 감소 배경에는 장기 수출 불황의 여파가 지목된다”며 “올해부턴 법인지방소득세율이 더 낮아지는 데다 교부세 급감까지 예고된 만큼 벼랑 끝에 내몰린 지방정부 살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