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물가 3년반 만에 1%대…채소 등 생활물가는 고공행진
석유류, 7개월 만에 하락 전환 영향
중동분쟁 격화 불확실성 커져 변수
채소 10%대 상승·배추 53.6% 폭등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하면서 3년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석유류 물가가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은 10%대까지 올라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이스라엘의 지상전 감행으로 격화된 중동분쟁 추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석유값 하향안정 덕분에 =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3월(1.9%) 이후 처음 1%대로 내려왔다. 2021년 2월(1.4%) 이후 최저치다. 올해 4월 2.9%를 기록하며 2%대로 진입한 물가 상승률은 8월에는 2.0%까지 낮아진 바 있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물가가 3.3% 올라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p)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올랐던 과일 물가가 안정됐지만,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 농산물 물가를 견인했다. 배추(53.6%), 무(41.6%), 상추(31.5%)를 중심으로 채소류 물가는 11.5% 올랐다.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올해 5월 7.4%에서 6~8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폭염 탓에 지난달 큰 폭 올랐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18.6%로 나타나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석유류는 작년 동월보다 7.6% 내렸다. 올해 2월(-1.5%) 이후 처음 하락해 전체 물가를 0.32%p 끌어내렸다. 하지만 이날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해 추후 석유류 가격도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비싼 생활물가 =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는 3년7개월 만에 최저 상승했다”며 “국제유가도 낮고 전년 기저효과에 석유류가 많이 내려갔고 채소 빼고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3.4%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2.9% 하락했지만, 신선채소가 11.6% 올랐다.
하반기 인상요인이 남아 있는 공공요금은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시가스(6.9%)와 지역 난방비(9.8%) 상수도료(3.5%) 등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3.0%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1.3%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상승했다. 이 중 외식 물가는 2.6% 올랐다. 외식 제외 물가 상승률은 3.2%였다. 집세는 월세가 0.9%, 전세가 -0.1% 오르는 등 전년보다 0.5% 올랐다.
다만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5%를 기록해 1%대로 내려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나타났다. 전월(2.1%)보다 0.1%p 낮아졌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