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쌀값 떨어지는데 일본쌀은 폭등
쌀 생산량 감소 전망에도 수확기 가격 전년대비 20% 하락 … 일본은 70%까지 치솟아
올해 쌀 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쌀 생산량은 전년대비 줄어들 전망이지만 수확기를 앞두고 쌀 가격은 20% 가량 하락했다.
이에 반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은 쌀 가격이 치솟으며 한국과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폭우 폭염 등에 따른 생산량 감소 때문이다.
4일 농촌경제연구원 쌀 관측 정보에 따르면 2024년산 쌀 생산량은 363만~368만톤으로 전망된다.
2024년산 벼 재배면적은 69만8000㏊로 전년대비 1.5% 감소했다. 전략작물직불제 등 정부의 쌀 적정생산정책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벼 재배면적은 2018년 이후 매년 전년대비 감소했다. 쌀 생산량은 전년대비 0.7~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수는 10에이커(a) 당 520~527㎏으로 예측됐다.
쌀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가격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상 쌀 생산량이 감소하면 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수확기에 정부가 시장격리 조치 등을 통해 가격을 올려왔다. 통계청 쌀 가격조사에 따르면 9월 25일 기준 쌀 가격은 17만8037원(80㎏ 한가마)으로 전년 대비 8.0% 하락했다. 지난해 수확기(10~12월)와 비교하면 20%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올해 수확기에는 20만원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재고쌀이 많은데 신곡이 출하되는데다 쌀 소비량이 회복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10일 기준 농협과 민간 RPC(미곡종합처리장) 등의 쌀 재고는 25만5000톤으로 전년(12만5000톤)보다 104%, 평년(15만8000톤)보다 61.3% 많은 상황이다.
특히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해 56.4㎏으로 10년전보다 13.4% 감소하는 등 쌀 소비가 매년 감소하면서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은 쌀값 상승을 위해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올해 수확기 쌀값은 7일 통계청의 쌀 예상생산량조사 결과 등이 나오면 지난해와 비교해 정부 수매가격이 확정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초과 생산량을 산출해 전량 시장에서 격리할 계획으로 수확기 산지쌀값 안정화를 위해 시장격리와 함께 쌀 소비촉진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일본 일부 지역에선 쌀 매입 가격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치솟았고 출하농가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농업신문에 따르면 이바라키현 내 일본농협(JA)은 ‘고시히카리’ 품종 쌀 개산금(쌀을 수매하는 농협이 농가에 지불하는 금액)을 60㎏당 2만5000엔(22만978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쌀 개산금이 1만5000엔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66.7% 높다. 이바라키현은 도쿄도가 있는 관동지방에 속한 곳으로 대도시 소비시장과 가까운 일본의 주요 쌀 생산지 중 한 곳이다.
일본농업신문은 지난해 폭염·폭우로 인해 주요 산지의 쌀 생산량이 감소한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며 극심한 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관광 등 목적의 방일 외국인 수가 늘어나면서 쌀 소비량은 급증한 상황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